일본은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과 한국대표팀을 막기 위해 무슨 짓을 했나?


지난 7월31일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일전은 역대 한일전 시리즈 중 가장 뜨거웠던 경기로 기억될 것이다. 풀세트 접전으로도 부족해 마지막 듀스까지 가는 손에 땀이 흐르는 명승부였다.

경기는 치열했다. 손에 무기만 들지 않았을 뿐, 경기장은 한국과 일본의 전쟁터와 같았다.

이날 대한민국 배구의 명운을 짊어진 인물은 김연경이었다. 그녀의 맹활약은 마치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 나서며 하신 말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란 감동의 대사가 떠오르게 했다. 


도쿄올림픽-한일전-승리후-기뻐하는-김연경-오지영-박정아-선수-모습
도쿄올림픽 한일전 승리 후 표효하는 김연경과 오지영, 박정아(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이순신 장군이 선조 임금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면, 오백년이 지난 지금 김연경은 우리 5천만 국민 앞에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저에게는 아직 12명의 태극 낭자가 남아있습니다.”

12척의 배로 330척이 넘는 일본 수군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처럼, 김연경은 12명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로 주최국 프리미엄에 쩔어 있는 일본을 누르고 도쿄대첩의 반전 신화를 만들어 냈다.





 

도쿄올림픽, 혹독한 출정식

이번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 출정을 감행했다.

뭐니뭐니 해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한동안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수 없었고, 올림픽을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학폭 문제로 국가대표 선수 둘이 갑작스레 대표팀을 떠났다. 그로 인해 주축 포지션인 레프트윙과 세터 포지션이 공석이 되면서 라바리니 감독이 추구하던 스피드 배구 프로세스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라바리니-감독-고민하는-모습
라바리니-감독의-고민(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다른 팀들이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조직력을 극대화 하며 막바지 담금질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무렵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새로운 선수 구성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우선 모든 전략 전술의 핵심인 세터 포지션이 문제였다. 라바리니식 스피드 배구를 시도할 수 있는 장신 스피드 세터를 찾을 수 없었다. 월드클래스인 레프트윙 김연경을 받쳐줄 수 있는 마땅한 레프트윙 포지션도 문제였다. 김수지와 김희진의 부상으로 중앙 블로킹과 고질적인 라이트 포지션의 문제도 심각했다. 상대팀을 흔들어 주던 강소휘의 서브도 그녀의 부상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대표팀의 조직력 문제는 VNL에서 노출된다. 올림픽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개최된 2021 VNL에서 한국 대표팀은 3승12패, 참가국 16개국 중 15위라는 끔찍한 성적을 거둔다. 그야말로 밤잠을 줄여가며 배구를 지켜보던 팬들을 우롱하는 참담한 성적이었다.

이처럼 학폭 문제로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한 주축 선수들의 공백과, 라바리니식 스피드 배구 시스템의 붕괴, 흥국생명의 추락, VNL에서의 부진을 목도한 대한민국 배구팬들은 지금까지 김연경이 이끌어 온 대한민국 여자배구 전성기가 허무하게 저물어 가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VNL을 조용히 지켜본 배구팬들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동메달은커녕 단 1승이라도 제대로 건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아마 그러한 객관적 전력의 열세 때문에 한국 지상파 방송3사는 이번 경기를 실황으로 내보내는 것을 주저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에게 혹독한 겨울이었던  2020-2021시즌

사실 김연경에게 이번 시즌은 고통의 시즌이었다. 11년만에 돌아온 친정팀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에게 샐러리캡에 의한 피해가 갈까 엄청난 연봉 삭감을 받아들인 김연경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일부 팀원과의 불화와 주축 선수의 공백과 무너진 팀웍을 세워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었다.
 

 

김연경-흥국생명에서-활동하는-모습
김연경-흥국생명-모습(이미지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김연경의 리더십은 흥국생명에서도 빛났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으로 흥국생명이 몰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김연경은 흥국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다.

팀의 최종 성적은 챔피언스 리그 3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초반 두 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무기력한 경기를 치뤘음에도 선수들을 독려하여 마지막 3차전에서는 2-3 박빙 승부를 이끌어감으로써 위기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끈기 있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렇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김연경 리더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다. 도미니카전과 일본전, 터키전 5세트 막판 박빙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받은 만큼 돌려 주는 뒤집기 한판승의 주인공

VNL 3위(12승3패) 일본을 이긴 15위(3승12패) 한국  

 

공교롭게도 VNL에서 한국과 일본의 성적은 완전 반대였다. 한국이 3승을 거뒀다면 일본은 3패, 한국이 12패를 했다면 일본은 12승을 거뒀다.

전체 성적도 일본은 압도적인 3위였고, 한국은 15위였다. 겨우 꼴찌를 면한 수준이었다.

세계 랭킹을 보더라도 한국은 14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고, 일본은 5위, 도미니카는 6위에 올라 있었다. 그것이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하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국팀은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었다. VNL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졌던 도미니카와 일본에게 3-2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낸 것이다.

 

도쿄올림픽-여자배구-한일전-승리후-기쁨의-함성을-지르고-있는-한국-선수들
도쿄올림픽-한일전-승리의-순간(이미지출처: 연합뉴스)


도미니카와 일본의 팀 전력이 한 달 전의 전력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다. 도미니카는 올해 들어 전력이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었고, 일본은 이전 두 게임에 결장했던 팀의 에이스인 코가 사리나가 정상 출전하여 최다득점인 27득점을 올리며 완벽한 몸상태의 회복과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한일전은 한국팀은 주축 선수의 공백으로 불완전한 전력이었지만 일본 팀은 최상의 전력 상태에서 붙은 시합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경기, 팀워크 정신으로 승리 따내

김연경은 이날의 승리가 매우 힘든 상황에서 얻어낸 값진 성과물이었다고 말한다. 승리 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한일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들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완벽한 선수 분석

일본 배구가 철저한 과학적 분석에 따라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배구라면, 그에 대응하는 한국 배구 역시 치밀한 분석에 따라 행해졌다. 일본 선수 개개인의 성향 파악과 이동 동선, 공격 루트, 공격 각도 등을 분석하고 맞춤식 해법을 마련했다. 워낙 선수 개개인에 대한 연구가 철저하여 경기 전 등번호 교체로 혼란을 주려 했던 일본측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다만 미리 대비해 놓지 못한 것은 부상으로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코가 사리나의 출현이었다. 이번에 코가가 27점의 다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가 결장할 것으로 생각하고 미리 대비하지 못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둘째, 블로킹과 수비 집중 훈련

일본 팀의 수비는 압박수비와 질식수비로 알려질 정도로 촘촘하고 끈끈하다. 그러한 수비력에 맞설 수 있는 끈질긴 수비력 강화와 높은 신장의 강점을 잘 활용한 블로킹 강화 훈련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셋째, 감정의 동요 없는 맨탈 관리

한일전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심하다. 감정적으로 격하게 흐르기 쉽다. 따라서 최대한 냉정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김연경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1점 1점 따내는 것에 집중하여 이러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역대 한일전을 보면 일본은 언제나 ‘김연경이 흔들리면 한국이 흔들린다.’ ‘김연경이 살아나면 한국팀을 막을 수 없다.’는 전력분석을 바탕에 두고 언제나 일본의 첫 번째 전략은 ‘김연경 무너뜨리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일본은 김연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서브와 공격시 목적타와 블로킹 집중마크, 김연경의 스파이크만큼은 반드시 방어한다는 철벽 디그 작전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러한 김연경 봉쇄 전략은 상당수 주효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김연경에 대한 일본의 견제는 강력했다. 그러나 그처럼 심한 일본의 철저한 견제 속에서도 30득점을 올리며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보여준 김연경 덕분에 이번 한일전 승리가 가능했다.



 

 

넷째,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불꽃 투혼

사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팬들이 가장 감동을 먹은 부분이 이 지점이다. 이번 한일전 경기에서 배구팬들은 공 하나에 목숨을 걸고 아낌없이 몸을 내던지는 선수들의 투혼을 보며 놀랐다. 사실 몸이 가진 재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선수들이 국가 대항전에서 이렇게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던지는 모습을 보고 배구팬들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비단 이렇게 느낀 것은 우리나라 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과 일본팬들까지도 한국 선수들의 간절함과 정신력에 당했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번 올림픽은 김연경은 물론 동갑내기 김수지, 오지영과 30대인 양효진, 김희진, 염혜선 등 노장 선수들에게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김연경 이후 올림픽 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후배들 중 일부에게도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올림픽 경기들은 마지막 투혼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여자배구 선수들의 메달에 대한 간절함과 절박함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한일전에서 보여준 끈질긴 수비력과 공에 대한 집중력은 예전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평소 후배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던 김연경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후배들의 간절한 자세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있다. 배구팬들 역시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의 간절함에 공감하고, 그녀들의 성공을 함께 기원하고 있다.

 

 

다섯 째, 포기하지 않는 집념

배구는 팀스포츠이다. 나 하나 잘한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한 사람 포기하면 그곳이 구멍이 되어 승부가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위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지막까지 경기에 임해 준 것에 대해 배구팬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5세트 세트스코어 2-2 12-14 매치포인트에서 한 번의 실수로도 경기를 내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은 함께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12-14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의 간절한 투혼은 내리 4득점을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거의 다 넘어가던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었다.

 

 

 

 



2021년 7월31일 도쿄대첩, 한일 국가 대항전의 정점

한일전은 항상 치열한 올림픽 더비전으로 치러진다, 반일감정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일본의 혐한정서와 한국의 반일감정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었다. 따라서 대리전쟁의 역할을 하는 스포츠의 특성상 이번 승부가 갖는 의미는 평소보다 배 이상 컸다.

일본 올림픽 조직위의 일본지도에 독도 표기와 전범기 사용, 개막식에서 기미가요 복창과 자위대원의 국기 게양식,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결정과 후쿠시마산 식재료로 만든 식사 제공 등으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었다.

 

도쿄올림픽-개막식-기수로-참여한-김연경-모습
김연경-도쿄올림픽-개막식-기수(이미지출처:연합뉴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에게는 다 져도 일본에게만은 져선 안 된다. 노메달이라도 좋다. 그러나 일본에게 지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국민 감정이 팽배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의 한일전의 승리는 다른 경기의 승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었다. 

여자배구에서의 승리는 구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에서의 한일전 승리의 연장에서 치러졌지만 이들 종목보다 일본에게 줄 수 있는 타격은 훨씬 컸다.

전통적으로 여자배구는 일본에서 매우 인기있는 스포츠이다. 타 종목과 비교될 수 없는 영향력과 파급력을 갖고 있다. 또한 여자배구는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일본 정부가 탈아시아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해마다 국제배구연맹에 막대한 자금을 대고 있다. 

따라서 일본이 집중 투자하는 종목인 그런 여자배구에서 한일전의 승리는 다른 경기에서의 승리보다 훨씬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배구사에 영원히 남을 명승부

또한 한국과 일본은 배구 종목에 있어서 서로가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과거사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여자배구팀이 동메달을 딴 후 수십년 동안 노메달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한국에게 지난 2012년은 너무나 아쉬운 기회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게 패배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과 팬들이 두고두고 아쉬워 하고 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김연경과 김사니 등 당시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둘째는 일본의 로비에 의한 석연찮은 판정 시비 때문이었다.


2012년-런던올림픽-여자배구-동메달-결정전에서-일본에게-진-한국선수들의-망연자실한-모습
2012-런던올림픽-동메달-결정전-한일전-패배(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에 오른 한국은 당시 금메달리스트인 브라질을 조예선에서 3-0으로 이길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예선전에서도 손 쉽게 이긴 숙적 일본을 3~4위전에서 무난히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축 선수인 김연경이 조별 예선을 치루며 악화된 3가지 부상-반월상 연골판 파열과 복근 부상, 어깨 부상의 여파로 일본에 패배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하고 만다. 이것은 훗날 김연경과 대한민국 여자배구 선수들의 철천지 한이 되었다.

김연경의 플레이는 부상 속에서도 빛을 발하기 때문에 당시 대표팀 출입기자들도 김연경의 부상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브라질과의 예선전에서 얻은 무릎 부상은 일반인이라면 걷기도 힘든 상태라 당장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긴급 상황이었고, 복근이 찢어져 생긴 복부의 근육 부상에 고질적인 어깨 부상까지 악화되어 2012년 올림픽 당시 김연경은 경기가 없는 시간엔 방에서 종일 누워있었다고 한다.  




많은 스포츠 전문기자들은 이 때의 성적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36년만의 4강 달성’이라고 대서특필했지만, 당시 국가 대표팀과 김연경에게 있어서는 일본에게 아깝게 져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 얼핏 봐선 한국과 일본이 세트 스코어 3-0으로 한국이 완패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가 보면 1세트 22:25, 2세트 24:26, 3세트 21:25로 매 세트 접전을 벌였다. 

또한 심판들의 불미스런 판정도 있었다. 당시 한국팀과 배구팬들은 그 때 한일전의 주심이었던 스페인의 수잔나 마리아 로드리게스 심판이 일본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한 것을 알고 있다.

궁금한 분들은 유튜브에 올라있는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다시 살펴보기 바란다. 일반인이 봐도 상당히 석연찮은 판정을 여러 차례 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없는 것을 이용하여 심판들이 노골적으로 편파적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런던올림픽-여자배구-동메달-결정전에서-수잔나-로드리게스-주심의-석연찮은-판정에-대해-항의하는-대한민국-대표팀-모습
런던올림픽-여자배구-동메달-결정전에서-수잔나-로드리게스-주심의-석연찮은-판정에-대해-항의하는-대한민국-대표팀(이미지출처:머니투데이)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 대한 머니투데이 기사와 사진 자료를 보면 억울한 판정에 항의 하는 한국 대표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우리들에게 친숙한 한송이, 김희진, 양효진, 김사니의 모습이 보인다.

 

 





일본 조직위, 경기 일정으로 한국을 함정에 빠뜨리다!

런던까지 가서 자국에 유리한 판세를 만들었던 일본이 자국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면 어떤 모습을 보일까? 그렇다. 당연히 일본의 홈그라운드 프리미엄과 안방 텃새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번 2021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국수주의와 편파성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 대부분 종목들이 일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짜여 있어 심각한 편파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중 여자배구가 압권이다.

전력이 강한 상대들은 죽음의 조인 B조에 몰아넣어, 전년도 우승팀인 중국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만들어 내더니, 일본이 속해 있는 A조에는 일본이 해볼만한 상대인 케냐와 도미니카공화국, 한국을 배정했다. 

객관적 전력상 일본은 조3위가 될 가능성이 높음으로, A조 3위에게 가장 유리하게 판을 짜놓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8강 토너먼트 예선전에서는 조별 1위팀은 상대 4위팀과 승부를 겨루고, 조별 2위팀은 상대 3위팀과 상대를 하게 된다.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도 그러한 방식으로 치뤄졌다.

그런데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 한해서는는 조별 1위팀은 상대팀 4위팀과 경기를 하고, 조별 2, 3위팀은 상대팀 2,3위팀과 추첨을 통해 대진을 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그래서 이번 경우에는 각각 조별 2위팀끼리, 3위팀끼리 승부를 내는 대진운이 짜여졌다. 

각조에서 3위를 한 팀이 가장 유리한 배정방식이다. 예전 방식대로 했다면 무조건 2위 팀과 경기를 해야 하는데, 추첨을 통해 3위 팀을 만날 가능성이 50%가 생긴 것이다.

아무래도 A조 3위가 가장 유력했던 일본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판세를 만든 것인데, 그 자리에 한국이 들어옴으로써 일종의 어부지리를 얻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의 장난질은 대진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 일정을 보면 얼마나 일본에게 유리하게 짜여져 있는지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무리 이틀에 한 번 경기하는 일정이라 해도, 일본은 자기들은 선선한 저녁 시간대에 경기 시간을 고정하고, 경쟁 팀들은 야간 경기 후 다음날 오전 경기에 배정하는 방법으로 컨디션 조절을 방해하며 주최국 프리미엄을 극단적으로 활용했다.




위키피디아에 올라있는 2021년 하계 올림픽 여자 배구 A조 경기 일정을 세밀하게 살펴보자. 일단 주최국 일본은 오전 09시나 11시에 경기가 잡혀있는 경우가 없다. 가장 일찍 잡혀 있는 것이 7월27일 14시20분이다. 가장 늦은 시간도 21시45분에 잡혀 있는 경우가 없다. 7월31일 가장 늦은 경기에 배정되었지만 시간은 19시40분으로 초저녁 시간이다. 


2021년-하계-올림픽-여자배구-A조-경기일정표
표-2021년-하계-올림픽-여자배구-A조-경기일정표(이미지출처:위키피디아)



한국의 경기 일정을 보자. 7월25일, 27일 경기의 경우 21시45분에 배정되었고, 7월29일에는 오전 11시, 8월2일에는 오전 09시다. 19시40분 경기는 7월31일 오직 일본과 할 때만 배정되었다.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는 한일전이었다. 운좋게 일본에게도 중요한 경기라 경기 시간은 좋은 시간대에 배정되었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는 늦은 밤 경기, 아니면 이른 오전 중에 잡혀 있다. 

교대근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주야간 로테이션 근무가 얼마나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알 것이다. 24시간 생체리듬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야간이 바뀌는 형태보다 주간 고정이나 야간 고정 형태가 몸 컨디션 조절에 훨씬 유익하다. 그리고 만약 주야간이 바뀌는 경우에는 야간 → 주간 방향으로 바뀌는 것보다 주간 → 야간 방향으로 변하도록 로테이션을 짜야 최대한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생체시계를 조절하여 몸의 피로를 덜 수 있다.




그런데 한국팀의 일정과 A조에 속한 팀들의 일정을 비교해 보자. 

한국팀 일정
야간(21:45) → 야간(21:45) → 오전(11:05) → 저녁(19:40) → 오전(09:00)

일본팀 일정
저녁(19:40) → 오후(14:20) → 저녁(19:40) → 저녁(19:40) → 저녁(19:40) 

세르비아 일정
오후(14:20) → 오후(14:20) → 오후(14:20) → 오후(16:25) → 오전(09:00)

브라질 일정
야간(21:45) → 저녁(19:40) → 저녁(19:40) → 오후(16:25) →  야간(21:45)

도미니카공화국 일정
오후(14:20) → 저녁(19:40) → 오전(11:05) → 오전(09:00) → 저녁(19:40)

케냐 일정
저녁(19:40) → 야간(21:45) → 오후(14:20) → 오전(09:00) → 야간(21:45)


일정상 컨디션 조절에 가장 좋은 팀 순위
1순위: 일본 - 저녁 시간대 고정
2순위: 세르비아 – 오후 시간대 고정
3순위: 브라질 – 야간과 저녁 시간대 고정
4순위: 도미니카공화국 – 야간 없고 오전에서 저녁 방향으로 로테이션
5순위: 케냐 – 저녁 → 야간, 오전 → 야간 방향으로 로테이션, 한국보다 충격은 약함
6순위: 대한민국 – 야간(2회) → 오전, 저녁 → 오전 방향으로 로테이션, 컨디션 조절 최악.


일본은 대부분 저녁 19:40분에 경기 시간이 고정되어 있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없다. 야간이나 오전에 한 경기도 배정되지 않았다. 가장 더운 날씨를 피하면서도 야간 경기에 대한 피로도가 없는 좋은 로테이션이다.

세르비아는 주로 오후 시간대인 14시20분에 고정되어 있고 마지막 경기만 오전 경기에 잡혀 있어 가장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야간 경기가 한 번도 배정되지 않았다. 더운 날씨를 고려해서 2순위일뿐, 다른 계절이었다면 1순위였을 것이다.

브라질은 첫날 야간과 마지막날 야간 경기를 갖는다. 야간 경기의 피로가 있으나 주로 저녁 시간대에 경기가 몰려 있어 컨디션 조절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몸에 가장 무리를 주는 야간 경기가 없다. 주야간의 차이가 있으나 교대방향이 주간 → 저녁 방향이기 때문에 비교적 로테이션 변화에 신체가 잘 적응할 수 있다.

케냐도 대한민국처럼 오전에서 야간까지 경기 시간의 극심한 변화가 있기 때문에 좋지 못한 로테이션이다. 다만 야간 → 오후, 오전 → 야간으로 한국팀보다는 변화 방향과 변화의 폭이 작아서 한국팀보다는 컨디션 조절에 유리한 로테이션이다.




대한민국의 경기 일정은 매우 불리하게 짜여져 있다. 몸에 피로를 주는 야간 경기가 2경기나 되고, 야간 경기 다음날 오전 경기가 잡혀 있다. 4차 일본과의 경기도 저녁이지만 그날의 마지막 경기다. 5차 세르비아전이 오전 09시에 잡혀 있다. 그야말로 널뛰기 로테이션에 방향이 야간 → 오전 방향으로 두 번이나 돌았다. 신체 리듬을 거스르는  로테이션이다. 일본은 경기 일정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신체 리듬을 망가뜨리고 있다.


김연경의-허벅지-핏줄-부상과-김희진의-무릎-부상
김연경의-허벅지-핏줄-부상과-김희진의-무릎-부상


그렇다면 올림픽 주최국은 가장 좋은 경기 시간을 배정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2016년 리우올림픽의 경우, 예선 A조에 속한 주최국 브라질은 가장 늦은 야간 시간대인 22시35분에 경기 일정을 고정시켰다. 다른 팀들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덕분에 브라질은 8강에서 탈락하고 만다.

야간 경기는 앞 선 경기가 밀릴 경우 예정된 시간보다 더 늦게 시작하게 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장 컨디션에 무리를 주는 시기는 야간에서 오전으로 넘어가는 단계인데 한국은 3차전인 도미니카전과 5차전 세르비아전을 가장 몸 상태가 나쁜 상태에서 치뤘다. 5차전은 이전의 피로도가 몰린 누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장 피로한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만약 도미니카전에서 지고 일본전에서 졌다면 한국은 최소한 세르비아전을 이겨야 8강을 내다볼 수 있었다. 실제 이전 통계로 비춰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일본은 그것까지도 계산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때 가장 몸 상태가 나쁜 상태에서 세르비아와 경기를 치루게 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일본은 한국에게 가장 불리한 경기 일정을 촘촘하게 깔아놓았던 것이다. 솔직히 분석하면 할수록 일본은 상종할 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8월2일 오전 9시에 세르비아와의 경기는 한국 선수들의 몸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치뤄진 것이므로 차후 좋은 시간대에서 재경기를 치룰 시 한국팀은 이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김연경-터키전-승리후-인터뷰에서-잠을-1시간-밖에-못잤다고-말하는-장면
김연경-터키전-승리후-인터뷰(이미치출처:MBC)


※ 터키와의 8강전 승리 후 김연경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1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물론 김연경은 8강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생체리듬의 교란에 의한 불면증은 단기적 시차 문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이것은 일본이 경기 일정에 심한 변화를 주어 한국 선수들의 생체 리듬에 무리를 주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자기뿐만 아니라 룸메이트인 표승주도 잠을 못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불면증은 김연경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닌 것이다. 생체리듬에서 수면리듬은 일부분일 뿐이다. 우리 국대 선수들의 각별한 생체 리듬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8월 6일 한국팀의 4강전 일정을 또 한 차례 비틀었다. 원래 오후 13시로 예정되어 있던 브라질과의 경기 시간을 야간 시간대인 21시로 변경시킨 것이다.

조별 예선 때부터 경기 시간이 줄곧 야간과 저녁 시간에 고정되어 있던 브라질 팀에게 훨씬 유리한 경기 일정이다. 브라질은 직전 8월 4일 21시30분에 8강전을 치렀다. 미국 역시 8월 4일 13시에 8강전 경기를 했었기 때문에 8월 6일 13시에 치뤄 지는 세르비아와의 대결에서 생체리듬 상의 문제는 없어 보인다.

세르비아 역시 조별 예선전부터 오후에 경기 일정이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4강 준결승전에서 생체리듬상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야간과 오전으로 너무 짧은 텀 안에서 대한민국의 경기 일정을 자주 바꿨다. 원래 주최국인 일본과 시차가 없는 대한민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생체리듬상 잇점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꼼수와 계략으로 그 어느 올림픽 때보다 기본적인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일본은 NBC로부터 더 많은 방송중계료를 확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미국과 브라질을 결승전으로 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 미국과 브라질의 방송 시장은 한국과 세르비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그리고 일본이 기본적으로 한국의 메달을 반기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따라서 일본 조직위의 대한민국 메달 획득 방해 공작이 진행 중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일본의 친일 심판 내정, 2012 런던올림픽 때 동메달을 일본에 건낸

스페인 주심 수잔나 마리아 로드리게스 심판 내정

일본의 권모술수에 다시 한번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친일 성향 심판을 통해 한국을 견제한 것이다. 

일본은 라이벌 한국팀이 3위 이상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한국팀의 조별 예선에 편파적인 심판을 내정해 놓았다. 실례로, 케냐전에 일본인 주심 묘이 수미에는 3세트 15-12 상황에서 상대팀 몸 맞고 나간 공을 김연경의 손에 맞고 나갔다고 판정했는데, 비디오판독 결과 자막에 분명 ‘노터치’라는 말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케냐의 손을 들어 주어 일본 심판의 심각한 편파성을 보여주었다.

 

한국vs케냐전에서-한국에-불리한-판정을-내린-일본의-묘이-수미에심판과-대한민국-선수들


오심이 분명함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한국팀에 불리한 판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이번 올림픽 조직위에 친일본 성향의 심판진들이 대거 들어와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바로 런던올림픽 3~4위전 주심을 맡았던 스페인의 로드리게스 심판이 2021년 도쿄올림픽 조별 예선 한일전의 주심을 맡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주최측의 농간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도쿄올림픽 심판진을 소개하는 도쿄올림픽 사이트 심판 프로필을 살펴 보자. 빨간 네모박스 안의 내용을 보면 분명 로드리게스 심판이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심판을 맡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도쿄올림픽-홈페이지에-올라와-있는-도쿄올림픽-A조-조별예선-한일전-주심을-맡은-수잔나-로드리게스-심판-약력-소개하는-내용
도쿄올림픽-A조-조별예선-한일전-주심을-맡은-수잔나-로드리게스-심판(이미지출처:도쿄올림픽홈페이지)


이 심판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일본  쪽에 유리하게 손을 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일본 쪽에 유리한 편파적인 경기 운영으로 유명한 심판이었다. 

얼마나 일본 쪽에 유리한 판정을 했으면 2011년도 8월20일 당시 일본에서 열린 월드 그랑프리 대회 한일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김연경은 그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수잔나 로드리게스의 편파적 판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2011년-일본에서-열린-월드그랑프리대회-한일전을-마친후-기자회견장에서-로드리게스-심판의-편파적인-판정에-대해-유감을-표하는-김연경-선수-모습
2011년-일본에서-열린-그랑프리대회-한일전을-마친후-기자회견장에서-로드리게스-심판의-편파적인-판정에-대해-유감을-표하는-김연경-선수(이미지출처:스포츠조선)


스포츠조선 2011년 8월20일자 기사에서 김연경은 “핑계가 될 수 있겠지만 심판 판정에 불만이 많았다.”고 말하며 “(로드리게스 주심이) 일본의 홈 경기에서 우리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에 화가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월드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한일전은 상당한 접전이었다. 세트 스코어상에는 0-3으로 일본이 일방적으로 승리했지만, 실제 내용면에서는 1세트 19-25, 2세트 22-25, 3세트 27-29로 매 세트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로드리게스 주심과 4명의 부심은 빈번한 편파 판정으로 한국팀이 상승세를 보일 때 마다  흐름을 끊었고, 석연 찮은 판정에 대한 한국쪽의 항의는 전혀 받아주지 않았다.




심판의 편파적 판정은 경기의 당락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대부분 오심은 승부처에 행해져 경기의 향방에 큰 영향을 주며, 선수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안겨주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경기에 대한 의욕과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준다. 배구처럼 분위기를 많이 타는 종목에선 심판의 판정이 상당한 변수가 된다.

일본은 안방인 일본에서 열린 월드 그랑프리대회에서뿐만 아니라 다음 해 런던에서 열린 최고의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서도 자국의 메달이 달려있는 경기에 로드리게스 주심을 내정할 정도로 집요하고, 음흉했다.


2012년-런던올림픽-동메달-결정전에서-로드리게스-주심에게-항의하는-한국-대표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일본의 권모술수가 먹혀들어 한국은 아쉽게도 일본에 석패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때 재미를 본 일본은 9년 후 그 심판을 도쿄올림픽 A조 예선 한일전의 주심으로 또 다시 내정한다. 이게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 이것이 우연이 아닌 의도된 것이라면, 일본은 정말 파렴치의 끝판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최근에는 비디오판독 시스템이 도입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 로드리게스 주심이 예전과 같은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은밀하게 일본에 유리한 운영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비디오판독 시스템이 없었다면 런던올림픽 때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김연경이 JT마블스에서 행복한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하면 이를 가는 것은 일본에 대한 이런 나쁜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 대표팀의 리우 정벌과 도쿄대첩

그러나 통한의 런던올림픽이 끝난 후 복수의 칼을 간 한국은 4년후 2016년 리우올림픽 일본과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양팀을 통털어 최다득점인 30득점을 올린 김연경의 맹활약에 힘 입어 일본을 세트 스코어 3-1로 이기며 4년 전 런던의 수모를 되갚았다.
 

2016년-리우올림픽-여자배구-한일전-승리후-선수들이-얼싸안고-기뻐하는-장면
2016년-리우올림픽-여자배구-한일전-승리후-장면(이미지출처:연합신문)

 

그리고 2021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으로선 1964년 도쿄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는 부흥 올림픽의 성격으로 치러졌는데,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배구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갖고 있었다.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 때 일본 여자배구팀은 ‘동양의 마녀’라는 별명을 앞세우며 금메달을 수상하여여 일본 부흥의 위대한 상징으로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선물했다. 마치 중국이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금메달 리스트들을 황금세대로 지칭하며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홍보 대상으로 활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1964년-도쿄올림픽-여자배구-일본-우승-시상식-장면
1964년-도쿄올림픽-여자배구-일본-우승-시상식-장면(이미지출처:올림픽스닷컴)


따라서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들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배구의 부흥을 통해 과거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했다. 우승은 아닐지라도 메달 획득을 통해 잃어버린 30년 후의 낙후된 일본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여자배구팀은 이번 올림픽 한일전에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스포츠 정치를 통해 일본 부흥을 노리는 일본의 국가적 시도와 노력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이 때도 일본 정벌에 최전방 공격수이자 최종 방어선에 위치한 장수는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블로킹 3개 포함 총 30득점과 리시브 효율 47.50%, 디그 28개를 잡아내며 한일전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일본은 한국과의 경기에 진 후 충격을 추스리지 못하고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본선 진출 마지막 기회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단두대 매치에서 1-3으로 완패하며 안방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큰 수모를 겪게 된다.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림픽 조별 예선전에서 탈락한 것은 역사상 2번으로, 1996년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과 이번 도쿄올림픽뿐이다. 

일본 부흥을 전 세계인 앞에서 국민들에게 심어주고자 했던 도쿄올림픽이 저물어 가는 일본의 국운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어서 사필귀정이란 생각이 든다.

이로 인해 한국은 유일하게 8강에 안착한 아시아 국가가 되었다. 일본의 견제와 방해 속에서 얻어진 성과라 한국 대표팀이 더욱 자랑스럽다.

※ 8월4일 터키전에서의 승리로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4강에 안착했다.

 





김연경, 올림픽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남겨

역대 올림픽 최다득점자 &  30점 이상 최다경기 기록 보유자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 한일전에서 김연경은 30득점을 올렸다. 이 득점으로 김연경은 올림픽 역사에 또 하나의 대기록을 남기게 된다. 2000년 랠리포인트 도입 이후 김연경은 역대 올림픽 여자배구 선수 중 30득점 이상 점수를 가장 많이 기록한 선수가 된 것이다.


김연경-페네르바체-시절-통산-5번째-터키리그-우승하여-에다와-함께-트로피에-입을-맞추는-장면
김연경-페네르바체-시절-통산-5번째-터키리그-우승-장면(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경기에서 30득점?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건가? 의외네!”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국내 V리그처럼 용병 몰빵이 심한 리그에서 30점은 점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강자들만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3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volleyballworld.com에 의하면, 랠리포인트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치뤄진 올림픽에서 한 경기에서 30득점 이상 올린 선수는 전 세계에서 딱 10명뿐이다.

표-싱글-올림픽-게임-매치에서-30득점-이상-기록한-선수들-명단
표 30+ women’s scoring performances in a single Olympic Games match(출처:volleyballworld.com)


특히 최근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신장과 점프력과 체공능력이 좋은 장신 블로커들이 대거 등장하고, 4명의 공격수를 전원 활용하는 스피드 배구 형태가 자리를 잡으면서 올림픽 경기에서 한 선수가 30득점 이상 기록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 되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이후에는 주팅과 김연경만이 3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당시 세계랭킹 6위였던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34득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의 경기에서 32득점을 올렸으며, 2016 리우 올림픽 일본과의 경기에서 30점을 획득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2020년 도쿄 올림픽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30득점을 올려 한일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역대 올림픽 경기를 포함한 경기에서 30득점 이상 게임 횟수가 김연경이 4회이고, 2위인 예카테리나 가모바는 3회이다. 김연경과 가모바 외에 30득점을 2회 이상 기록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1회 기록한 선수도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중국에서 가장 김연경과 많이 비교되는 주팅도 2016 리우올림픽 때 네덜란드전에서 33득점을 한 번 기록한 것이 전부이다.

한 선수가 올림픽에서 30득점 이상 경기를 한 번 기록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김연경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참가하는 올림픽마다 30득점 이상 경기를 연속 3회나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행복회로지만 만약 무릎 부상으로 나가지 못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김연경에게 부상이 없었더라면 김연경은 지금쯤 4연속 30득점 이상 게임 기록을 가진 선수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올림픽역사에-남을-공격수들-좌로부터-김연경-바바라 옐리치-예카테리나 가모바-나탈리아 곤차로바
올림픽역사에-남을-공격수들-좌로부터-김연경-바바라 옐리치-예카테리나 가모바-나탈리아 곤차로바


참고로 김연경은 역대 올림픽 여자배구 시리즈에서 최다득점기록 또한 갖고 있다. 김연경은 2012 런던올림픽 때 총 207점을 득점했다. 2위인 크로아티아의 바바라 옐리치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204점을 획득했고,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가모바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204점을 획득했다. 중국의 국민 영웅 주팅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179점을 획득했다. 

김연경의 기록은 대단한 기록이다. 일단, 득점을 내는 것은 강팀일수록 유리하다. 강팀과 약팀이 싸우면 강팀이 더 많은 득점을 올린다. 약팀은 블로킹과 수비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강팀 공격수는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강팀은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경기를 치룰 수 있고 그만큼 더 많은 득점을 올릴 기회가 있다. 

그리고 약팀에서 높은 득점력을 보유한 선수는 소수라서 상대팀 수비수의 전담 마크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공격 기회는 많다고 하더라도 공격 성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창 때 김연경이 기본적으로 3명 이상의 블로커를 달고도 높은 득점을 얻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3명의-블로커-앞에서-공격을-감행하는-김연경의-모습
3블록-앞에서-공격하는-김연경(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 외에도 강팀은 득점을 지원해 주는 좋은 세터가 있고, 뛰어난 감독과 코치가 전략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김연경이 얻은 득점력은 사실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김연경의 포지션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없는 레프트윙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득점력은 굉장한 것이었다. 레프트윙은 공격만 전담하는 라이트윙과 달리 리시브와 디그에 있어서도 절반 정도는 리베로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공수 전환에 따른 체력 소모가 많아 부상도 빈발하고, 선수 수명과 내구성이 높지 못한 포지션이다. 

물론 득점력이 좋은 레프트윙은 김연경 외에도 많다. 김연경 외에 올림픽에서 한 경기에서 30득점 이상 올린 레프트윙 선수들에는 우리가 잘 아는 중국의 주팅과 일본의 기무라 사오리, 유키코 에바타, 크로아티아의 바바라 옐리치, 브라질의 마리안느 스테인브레체르(Marianne 'Mari' Steinbrecher), 러시아의 류보프 소콜로바가 있다.


올림픽-한경기에서-30득점-이상-기록한-선수들-주팅-유키코 에바타-기무라 사오리-마리안느 스테인브레체르-류보프 소콜로바-다니엘 스콧
올림픽-한경기에서-30득점-이상-기록한-선수들-좌상을-기준으로-시계방향으로-주팅-유키코 에바타-기무라 사오리-마리안느 스테인브레체르-류보프 소콜로바-다니엘 스콧


하지만 그 기록은 한 번의 올림픽에서 얻은 기록일 뿐이었다. 김연경을 제외하고 복수의 올림픽에서 30득점 이상 올린 선수는 김연경을 이어 역대 올림픽 최다득점자인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가모바뿐이다. 그녀의 포지션은 라이트윙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러시아의 나탈리아 곤차로바 역시 라이트윙 출신이다. 그밖에 미들 블로커 중에서도 30점 이상 기록을 가진 인물도 있다. 배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미국의 다니엘 스콧이다.

그러나 김연경과 가모바를 제외하고는 모두 1회성에 불과했다. 그만큼 다득점을 꾸준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챔피언은 등극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지 않던가? 김연경이 대단한 것은 12년 동안 정상급 공격력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놀라운 것은 김연경의 능력에서 공격력은 그녀가 가진 능력치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공격 득점과 리시브와 블로킹과 디그, 서브 모든 면에서 고르게 세계 정상급 실력을 그것도 12년이 넘도록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현역 선수-즉,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역사상 김연경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자꾸 김연경을 축구계의 메시나 호날두급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메시나 호날두가 공격력이 높은 것은 인정하나 그가 최고의 공격수인 동시에 최고의 수비수이며 골키퍼인가? 김연경이 위대한 것은 훌륭한 공격수라서가 아니라 배구계에서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만약 김연경이 은퇴하게 된다면, 우리는 배구 역사상 다시는 김연경 같은 올라운드플레이어를 볼 기회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아쉬움, 김연경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이처럼 위대한 선수인 김연경을 우리는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그녀가 프로리그에서 얼마나 오래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는 지금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다만, 올림픽에 한정해서 생각해 본다면, 김연경과 그 동갑내기 친구들과 김연경과 한 시대를 풍미한 30대 이상 노장 선수들은 아마도 이번 도쿄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일전이 값진 것은 한국 여자배구 전성기를 아름답게 이끈 김연경과 그 시대를 함께 했던 노장 선수들의 마지막 배구열정과 영혼을 사르는 투혼을 볼 수 있었던 점이다.


도쿄올림픽-여자배구-케냐전-30대-국대들의-불꽃-투혼(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무릎뼈 제거 수술 후 이른 복귀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늘도 열심히 점프하고 있는 김희진, 어느덧 붓기로 다리 좌우 사이즈가 달라졌다. 찢어진 복근 부상의 재발로 고생하면서도 열심히 블로킹을 하고 있는 김수지, 2017년 아시아배구선수권 대회 카자흐스탄과의 경기 중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갔던 양효진이 지금도 열심히 중앙 블로커로 우리팀의 최고 블로킹 득점을 올리고 있는 점이 안타깝고도 고맙기만 하다.

교체선수 없이 강력한 스파이크 공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경기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 나홀로 리베로 오지영은 오늘도 택배 리시브에 열심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감독 라바리니의 스피드 배구의 높은 기대치와 공격수들의 개별적 요구와 실제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의 높은 갭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분배하고 있고, 때로는 너무 다이빙 디그를 열심히 해서 세터인지 리베로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 염혜선의 열정 등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선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재영의 부재 속에 28세 박정아는 디그와 리시브가 가능한 레프트윙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김희진과 함께 라이트윙의 역할을 분담하며 팀의 마지막 불꽃을 점화하는 클러치박으로서 반전 머쉰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림픽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강한 멘탈의 소유자로 거듭난 점이 인상적이다. 박정아는 잘 하면 파리 올림픽에서도 볼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다.

단신에도 불구하고 장신 블로커들 숲 사이로 공을 꽂아넣을 때 공이 바닥을 맞고 천장까지 오를 정도로 파워를 과시하는 이소영의 강 스파이크도 보는 이들을 시원스럽게 했다. 
 
사실 노장 선수들의 불꽃 투혼으로 아름다웠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였지만, 새내기와 젊은 선수들 모두 자기 역할 이상을 해 준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김연경 이후, 우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우리 대표팀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2군이 없는 얇은 선수층, 그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고사 직전의 유소년 배구팀의 모습들은 도쿄올림픽에서의 일본 배구의 몰락을 남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지금으로서는 우리의 미래가 일본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없다.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은 33세이고, 일본의 에이스 코가 사리나는 24세이다. 코가는 앞으로 최소한 2번 이상 올림픽에 나올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더비전 역시 김연경 이후 한국팀의 우세를 장담할 수 없다. 김연경이 있을 때도 힘든 것이 한일전이었다. 그렇다면 김연경 이후 한일전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만, 지금 자라는 박은진이나 정지윤 등 새내기들에게 김연경과 함께 승리한 경험의 유산들은 분명 앞으로 일본과 배구 강호들을 상대할 때 큰 힘이 될 것이다.

류현진이나 손흥민이 최고 샐럽이라고 하지만, 손흥민이 호날두와 저녁 먹고, 메시와 놀러다니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김연경은 어떤 선수인가? 보스코비치와 밥 먹고, 조던 라슨과 어깨동무하고, 에고누가 함께 기념사진 찍자고 보채고, 주팅이 생일날 초대하고, 나탈리아가 내 인생 최애 친구라고 덕질하는 배구계의 최고 지존이 아닌가?


김연경의-월클-친구들-나탈리아-킴힐-주팅-눗사라-보스코비치와 함께 한 장면면
김연경의-친구들


그런 배구계의 최고 샐럽 김연경과 친자매처럼 함께 지내며 함께 배구했던 경험들이 나중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적어도 김연경은 과거 10년간 세계 배구계의 중심지와 한국 배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인물이었다. 




아무튼 이번 도쿄올림픽 한일전 승리는 김연경이 한국 배구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날 김연경은 30득점을 올렸다. 리시브와 디그 기여도 역시 높아 최고로 팀에 기여했다. 

이제 8강 터기전을 기적같이 통과하고 브라질과의 4강이 남아 있다. 정말 운이 좋으면 45년만에 메달을 국민들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길 염원한다. 김연경이 있을 때 한국 배구가 갈 수 있는 데까지 한번 원없이 가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지라도 국민들은 김연경에게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배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김연경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김연경이 몇몇 경기에서 보여준 그녀의 높은 경기력 때문에 그녀가 위대한 것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월드 클래스이면서도 김연경처럼 국가대표의 일을 자기 자신의 경력과 스펙보다 우선시 하는 선수는 없었다.

누구를 꼭 저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축구나 야구의 월드스타들 소위 최고의 선수들 중에서 김연경만큼 오랜 기간 동안 국가대표를 위해 자신의 모든 일정을 조종하고, 자신의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선수 생명의 위협인 부상을 감내하며 국가대표 경기에 참가하는 자기 희생적인 선수가 있었던가 싶다. 

김연경의 훌륭한 개인 기록과 뛰어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 일들이라 생각한다.

선수로서 김연경은 정말 압도적으로 뛰어난 존재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 인물로서 김연경이 우리 사회에 준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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