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호날두에게 분노한 7가지 이유?

호날두 노쇼가 화제다. 지난 7월26일 상암경기장에서 벌어진 이태리 명문 유벤투스팀 초청 K리그 올스타전은 사실 호날두의 출전 문제 외에는 성황리에 마쳤다. 그러나 무조건 ‘호날두 45분 출전 보장’이라는 주최사의 사전 언론 홍보와는 달리 이날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았다. 


전날 근육 부상 우려로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리감독의 말과는 달리 시합 당일 후반전까지 교체멤버 명단에 들어가 있었고, 평소 출전을 앞둔 선수처럼 축구화는 신고 있었지만, 출전 선수에게 금지된 귀걸이는 착용하고 있는 등 모순된 행동을 보여준 호날두의 이상행동에 대해 축구팬들을 비롯한 전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일방적인 화이트국가 배제에 따른 코리아 패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믿었던 ‘우리 형 호날두’조차 우리를 버린건가? ‘호날두 알고보니 느그형’, ‘한국은 호구, 호날두는 날강두’라는 말이 서슴없이 인터넷상에 퍼지고 있다.


2007년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호날두는 그 당시만 해도 비교적 한국인에 대해 팬서비스도 좋았던 훈남 스타로 통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현재 호날두는 전 한국인 축구팬들을 무시하고 경시한 인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호날두 노쇼 사태를 놓고 일각에선 주최측 더페스타의 무능력한 졸속 운영과 유럽 명문구단 유벤투스의 갑질 사이에서 오랜만에 치러진 대형 국제경기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관리력 부재가 만들어낸 인재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상대적으로 축구 본고장 유럽과 전통 강호 남미는 물론 경제적 물주가 되고 있는 일본 시장 및 신흥 축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미와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 비해서도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는 약소한 한국 축구시장이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호날두에 대한 국민감정은 주최측 더페스타와 로빈 장, 유벤투스가 어쨌건 간에 문제의 핵심인 호날두의 인성문제와 비신사적인 행위에 집중하고 있다. “세상 어떤 샐럽도 자기 팬들에게 이딴 식으로 하진 않는다.” “축구를 암만 잘하면 뭐하냐 인간이 덜 되었는데”, “10년의 팬심을 한순간에 짓밟는 어마무시한 호날두의 작태”에 대한 집단 성토가 한창이다.


나도 이번 문제의 핵심은 호날두의 인성문제에 있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이 문제를 경제적 문제로 보고, 호날두 노쇼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가 손해배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번 경기로 상처 입은 축구팬들의 자존심과 무너진 팬심이 주최측 더페스타와의 법적 소송이 팬들의 승리로 마감되어 입장료와 피해보상금 몇 푼 더 받는다고 해소될리 만무하고, 솔직히 하는 짓으로 보아선 명문 구단도 아니지만 유벤투스가 뭔 일을 벌였건 국민들에게 가장 큰 상처가 된 것은 호날두의 무책임한 행동과 한국인을 깡그리 무시한 그의 무심한 태도였다.


그런데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호날두와 유벤투스 측은 아직도 전혀 사과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도덕적 무지로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지 못하는 것인지 도덕적 불감증으로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그들은 세계 최고의 스타와 명문 구단이라는 이름에는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이 글을 통해 한국인들이 호날두에게 받은 상처가 어떤 부분 때문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호날두의 행동이 한국팬들에게 분노를 가져온 이유를 7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이 7가지 이유는 동시에 호날두가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없는 7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이 글의 부제는 '왜 호날두는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없는가?'이다.


그렇다면 호날두가 왜 진정한 스타가 아닌지 원론적인 측면에서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1. 진짜 스타는 호날두처럼 팬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호날두에게 가장 열 받는 것은 호날두가 전전날에 중국팬들에게 했던 것과 한국팬들에게 보여준 행동이 180도 달랐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지난 7월24일 중국 난징에서 펼쳐진 인테르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풀출전을 감행했다. 사실 호날두 연배 정도 되는 노장 선수는 전후반을 다 뛰는 경우는 없다. 특히 이틀 후 한국에서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선수라면 전후반을 모두 소화시키는 경우는 없다. 7월 24일 이 시점에서 사실상 이미 소속팀 유벤투스는 물론 호날두 자체가 이 때부터 한국 패싱을 예정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상암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올스타팀과의 경기에서 호날두는 몇 분을 뛰었는가? 0분이다. 계약서상에 45분 출전 의무 조항이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 10분도 뛰지 않았다. 10분이 뭔가? 1초도 뛰지 않았다. 



이 사실이 한국축구팬들을 더욱 경악하게 만든 이유는 당일 축구 시합 전 오후 3시에 호날두는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팬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때 호날두는 아침부터 기다린 수백명의 팬들을 무시하고 그 자리에 불참했다. 그것도 나중에 불참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리고 이날 팬미팅에 나오지 않은 이유가 당일 상암에서 펼쳐질 경기에 앞서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일 시합 때문에 팬 미팅을 전격 최소하더니 정작 시합에는 나오지도 않았다. 


시합 후 모든 선수들의 의무 사항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동취재구역 기자단의 인터뷰 요청도 단번에 거절했다. 


그렇다면 호날두는 24일 중국에서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호날두는 이틀 전 중국에서는 팬미팅에 나와 친절하게 사진도 찍어주고 경기도 90분이나 뛰면서 골까지 넣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경기후 팬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SNS 애프터서비스 한중 비교상황은 어떠했을까? 호날두는 모든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인스타 계정에 “중국, 늘 그랬듯이 또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적었다. 



그러면 호날두가 한국경기에 대해서는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 이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다. 그저 집에 도착하니 좋다면서 다람쥐처럼 열심히 런닝머신을 달리는 모습을 SNS상에 올렸을 뿐이다. 이게 한국팬들을 더 분노께 했다. 한국에서는 근육 부상 우려 때문에 경기장에선 1분도 뛰지 않더니 집에서는 잘만 달리고 있었다. 그 사이 근육이 자연치유가 될리도 없고 26일 상암구장 당시 실제 부상이 없었던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잡아 고작 11시간 한국 체류 시간 동안 버스와 벤치에 앉아만 있었으면서 한국에서의 시간이 그렇게 불편했었는가? 그렇게 집이 편하게? 이 날강도



이에 대해 중국 시나닷컴은 “한국과 중국 팬들 모두 막대한 돈을 들였지만 호날두를 90분간 본 중국 팬들의 티켓 가치가 더 높았다"고 말하며 안그래도 억울한 한국팬의 심지에 불을 당겼다.


하지만 시나닷컴의 이 기사 대목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호날두의 90분 경기만 더 본 것이 아니었다. 중국인들은 팬미팅과 기자들의 취재요청 등 경기외 모든 활동 역시 호날두와 함께 하지 않았는가? 우리형인지 알았던 호날두는 사실 느그형이었던 것이다.





호날두, “일본은 아시아 최고의 나라 언제라도 방문하고 싶어....”


호날두가 중국만 그처럼 사랑했다면 좋겠지만, 호날두가 진짜 좋아하는 나라는 따로 있었다. 한국에겐 거리는 가장 가깝지만 심적으로는 가장 먼 나라 바로 일본이다. 


호날두는 미국 전설적인 팝가수 마돈나와 함께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용기구업체인 MTG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호날두는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시절은 물론 지금도 주기적으로 일본에 방문하여 MTG의 이벤트와 광고 프로모션 활동을 하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 2014년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을 상대로한 MTG의 프모모션 이벤트에 초청되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취재진들에게 자신의 일본 사랑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7월22일자 스포츠조선 인터넷판 기사에는 호날두가 얼마나 일본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호날두의 어록이 기사화 되었다. 


“일본은 아시아 중에서 최고의 나라이다. 몇 번이라도 일본에 방문하고 싶다. 어딜 가도 깨끗하고 친절하고 열정적인 팬들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은 스시다. 시즌 중에도 마드리드에서 스시를 자주 먹고 있다”


한국 땅에 와서는 11시간도 머물기 싫어 분초를 다퉈 서둘러 경기장에서 철수하고, 인천공항을 빠져나가기 바빴던 호날두가 일본은 항상 오고 싶은 나라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 스시집이 스페인에 많지 않을 텐데 스시를 자주 먹고 있다고 한다. 당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발한지 3년 밖에 안된 시점이기에 방사능 폐해로 수산물의 안전성이 지금보다 심각하게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는 일본에서 스시를 즐겨 먹었다.


이날의 행사에는 또 호날두의 일본팬 사랑을 볼 수 있는 사건이 있는데, 일본 축구유망주이자 호날두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소년이 자신이 직접 포르투갈어로 쓴 편지를 들고 나와 호날두에게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소년의 어색한 포로투갈 발음에 관중들은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호날두는 웃었던 관중들을 나무라며, 소년의 포르투갈 발음은 매우 훌륭하다고 칭찬을 했다. 


이 에피소드는 호날두의 인성과 마음씀씀이도 세계 슈퍼급이라는 찬사를 세계 축구팬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는 한국팬들도 호날두가 동양인들을 비하하지 않고 팬들의 순정을 받아줄줄 아는 통큰 대인배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호날두는 결코 대인배가 아니었다. 특히 한국 어린이들 앞에 그는 매우 차갑고 인색하기만 했다. 한달전 상암경기장을 찾은 한국의 많은 어린이들이 열렬하게 호날두를 부르고 그의 출전을 눈물로 호소했지만 그는 어린 한국 축구팬들의 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어린이팬에게 싸인 한장 적어주지 않았다. 




이보다 호날두의 일본 사랑을 더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위와 같은 기간에 있었던 호날두의 일본 수퍼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사건이다. 유튜브에는 호날두 굴욕 영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호날두는 그 당시 자신의 스폰서 기업인 MTG의 홍보를 위해 일본 프로그램 ‘수퍼 tv’에 출연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일본 출연진들은 호날두의 근육질 몸매가 찍힌 사진을 앞에 놓고 마치 정육점에서 근육 부위별로 고기질을 평가하듯 호날두의 근육 부위를 논하는가 하면, 호날두가 홍보하는 미용제품을 호날두가 입에 물게 하고 흔들어대는 등 기괴한 행동을 연출하여 호날두를 곤욕스럽게 했다.


호날두는 출연진의 기묘한 연출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화도 자주 끊기고 찌푸린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어색한 웃음을 짓곤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세계적인 몸값을 받고 있는 레전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출연진들의 무례한 요구를 거부감 없이 수용했다. 친절하게 직접 제품의 미용 시술을 선보이며 시종일관 친절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7월 상암에서 한국인들 앞에서 보여준 호날두의 행동과 비교해 보면 그 당시 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호날두는 지금보다 자존심이 더 많이 상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면을 볼 수 있었다. 일본 기업인 MTG와의 계약관계 역시 계속되었다. 


2015년 호날두의 일본 방문은 더 절절한 호날두의 일본사랑을 느끼게 한다. 지난 7월 29일자 wikitree엔터와 디스패치의 기사를 보면 호날두가 얼마나 일본에서의 삶을 즐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호날두는 2015년 프로모션 일환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니혼 TV의 'vs 아라시'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MBC의 무한도전과 같은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아라시’라는 일본 연예인팀과 게스트로 나온 출연자가 특정 미션을 놓고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호날두는 이날 스폰지로 쌓은 탑을 공으로 맞춰 쓰러뜨리는 게임에 참여했는데, 물론 공은 손을 사용해선 안 되고 발로 차서 맞춰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었다. 호날두는 이 프로그램에서 시종 매우 흥겨워했고 출연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프로그램을 보면 호날두가 다른 아라시 멤버들이 공을 차 탑들을 다 쓰러뜨리자 슬픈 표정을 지으며 게임이 금방 끝나게 된 것을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더 하고 싶다. 오늘 이거 하나 차려고 여기까지 왔다”


2015년 영상이 지금 와서 한국땅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은 한국 상암구장에서는 6만 5천명이 한 목소리로 호날두가 경기에 출전하여 축구공을 한 번 차는 것을 보고 싶어했을 때 그는 마치 벤치에 엉덩이가 붙어있는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었는데,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축구공도 아닌 고무공을 한 번 더 차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팬 6만5천명의 간절한 요청은 묵살했던 그가 일본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말에는 너무나 고분고분 잘 따라주는 것도 한국팬들에겐 의아스럽기만 했다.


그리고 2019년 한국에서는 공항 입국에서부터 출국 때까지 가벼운 모나리자 미소 수준의 옅은 웃음도 보여주지 않던 인물이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만개한 밝은 핵웃음 폭탄을 연발하는 것을 보고 한국팬들은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도 올라 있으니 호날두의 즐거운 예능 프로그램 촬영 장면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해당 유튜브를 참조하기 바란다.


니혼TV vs 아라시 호날두편

https://www.youtube.com/watch?v=M-3gViWxOhg


그렇다면 한국팬들과의 관계는 어땠을까? 호날두는 일본 MTG의 홍보모델 활동차 일본에는 자주 방문하면서 중간에 잠시 한국팬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맨유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후 단 한번도 따로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8년 7월 일본 MTG의 신제품 식스패드의 한국 파트너사인 코리아테크가 호날두가 제품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EMS 트레이닝 기어 식스패드 발매 3주년을 기념하여 호날두가 일본을 오는 김에 한국에도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호날두를 초청하여 한국 유소년 꿈나무 원태훈 태진 형제와의 만남을 기획했으나 호날두 측의 사정으로 한국팬들의 개인적 최초의 만남 시도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당시 호날두는 스페인 레알마드리드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함에 따라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이유로 일본과 한국에서 있을 방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그 당시 한국팬들은 호날두가 스페인 리그에서 이탈리아 리그로 옮기는 것 때문에 심적 부담이 있어 방한을 연기한다는 것을 그대로 수용했다. 하지만 지금 호날두의 작태로 볼 때 단순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국팬과 일본팬들에 비해 한국팬들을 소홀하게 대하는 호날두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 국내 축구전문가들은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축구시장 규모와 일본의 스포츠 프로모션의 규모가 우리랑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중국팬들과 일본팬들에게 더 집중하는 것은 비즈니스적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스타의 가치가 자본의 가치를 뛰어넘어 존재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정한 스타라면 팬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는 스폰서가 딸린 팬들은 가치가 있고 돈 없고 힘 없는 어린이와 노인들은 팬도 아니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이 있다면 이 따위 인간이 진정 스타라고 볼 수 있겠는가?


진정한 스타는 한 명 한 명의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진정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정말 스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대중 이전에 팬 한 명의 소중한 가치를 알아야 한다. 


교사가 학생이 돈으로 보이고, 의사가 환자가 돈으로 보이며, 목사가 성도가 돈으로 보인다면 그것은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렸다고 보아야 하는 것처럼 스타도 팬들이 돈으로 보인다면 그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왜 스타를 태양이나 달이라고 하지 않고 별이라고 할까? 그것은 21세기의 어두운 시대에 밤하늘의 별처럼 대중들에게 삶의 위안과 기쁨을 주라고 붙여준 이름이다.


스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대중들의 돈을 가장 쉽게 갈취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유명해지고 싶은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가? 대중들을 지배하며 통제하고 싶어 존재하는가?


아니지 않은가? 참다운 스타라면 현대인들의 힘든 노동환경과 고독과 불안, 비교의식과 박탈감, 콤플렉스와 소외감,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정신적 위안과 위로를 주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잠시의 순간만이라도 대중들이 삶의 짐을 내려놓고 행복감을 누릴 수 있도록 대중에게 봉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 대중사회의 위로자가 바로 스타가 아닐까?


스타를 추종하고 사랑하는 팬들은 사실 권력자들도 아니고 돈 많은 갑부도 아니고 지적으로 엘리트 계급도 아니다. 대부분 평범한 학생이고 아줌마이고 직장을 다니는 아저씨들과 아가씨들이다. 호날두 정도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의 팬들은 전세계에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고 성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스폰서나 힘 있는 자들은 스타를 이용하려고 접근하지 일반 평범한 대중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스타를 사랑하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전통적으로 비단장수 왕서방처럼 돈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호날두 사랑보다 우리형이라고 부르며 호날두가 맨유와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로 팀을 옮길 때마다 팬클럽 유니폼을 바꿔입으면서 일편단심 호날두만 열렬히 성원했던 한국팬들의 호날두 사랑이 더 순수하고 크면 컸지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스폰서가 붙어 돈이 되고 시장 규모가 크다고 중국팬들과 일본팬들은 소중하고, 상대적으로 인구가 작고 축구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 중계권료도 적다고 한국팬들은 팬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진짜 스타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팬들을 무시한 호날두가 아프리카 수단이나 가봉 같은 국가팬들은 어떻게 대할지 우려스럽다. 호날두 당신에게 팬으로 인정받을려면 유럽인이나 일본인 중국인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팬들의 순수한 마음보다 팬이 속한 국가와 경제적 배경을 보고 팬들을 차별하는 호날두에 대해서, 난 호날두가 진정한 스타가 되려면 한창 멀었다고 생각한다. 


 


2. 진정한 스타는 호날두처럼 차선에 만족하지 않는다


진정한 스타는 항상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자기를 관리한다. 옛날 SBS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백화점 사장 김주원으로 열연했던 현빈이 극중 이사들에게 항상 묻는 말이 있었다. 



“최선입니까? 이게 최선이에요?”


남들보기에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그것이 당신의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서 지금 나온 결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다면 지금의 결과는 제대로 된 행동이 아니라는 말이다. 


스타는 현빈의 이 물음에 언제나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름 있는 스타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름난 스타들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는 물론 강원도 학교 학예회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예전에 박지성이 일산 조기축구회 용병으로 뛸 때 보여준 최선처럼 진정한 스타는 챔피언스 리그나 동네 조기축구회에서나 한결같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 무대가 크건 적건 팬들이 많든 적든 어떤 곳에서나 최선을 다한다. 스타는 팬들의 숫자나 무대의 중요성이나 크기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남들 앞에서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있는 연습경기에서도 실전처럼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호날두가 한국 땅에서 보여준 것은 무엇인가? 호날두가 한국 상암에서 있었던 26일 경기에서 정말 본인의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나? 나중에 집에 가서 런닝머신 달리는 모습 보면 26일 풀출전도 가능했을 것 같은데, 어째서 45분을 못 뛰어 주는가? 


이건 단순히 경기장에서의 행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입국 당시 팬들 앞에서와 경기 전후한 기자들 앞에서와 마지막 떠나는 뒷모습과 집에 돌아가 SNS상에서까지 진정 한국인들 앞에 당신의 최선을 보여준 적이 한 순간이라도 있었는가?


우리는 26일 적어도 호날두가 한국땅에서 있던 11시간 동안 한번도 호날두의 최선을 볼 수 없었다.  




호날두와 메시, 축구실력 외 인성 대결의 승자는?  


이 날의 호날두의 행동은 10년 전, 그의 라이벌 메시가 한국 땅에서 보여준 성실한 행동과 매우 비교된다. 2010년 8월 3일 소속팀 FC바르셀로나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메시는 한국땅에서 가장 먼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선수로서 당시 월드컵 대회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2번의 장거리 비행으로 시차 적응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에 메시는 독감에 걸린 몸상태라 도저히 경기를 뛸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당연히 FC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K리그 올스타팀과의 경기에 메시의 출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메시의 불참을 언론에 공식화했다. 메시의 친선경기 불참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그러자 한국팬들은 메시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한국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쏟아냈고, 티켓 환불을 요청하는 팬들로 경기는 시작도 전에 혼란스러워졌다.


그런데 메시는 괜히 월드스타가 아니었다. 독감에도 불구하고 약속된 2박3일의 모든 스케줄을 꿋꿋하게 지켰다. 예정된 팬사인회에도 의무감이 아닌 진짜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축구 꿈나무를 위한 유소년 축구교실 강사로 한국 어린이들에게 축구 지도를 하며 축구화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그리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만류와 코칭스테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벤치에 있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15분 출전 허가를 받아냈다. 그리고 그 몸을 이끌고도 경기에 투입되어 2골이나 뽑아내며 메시가 괜히 레전드가 아닌 것을 한국팬 앞에 증명해 보였다.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도 유튜브에 올라있는 메시의 방한경기 영상을 보면 당시 경기 중 기침을 심하게 하는 메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날 메시가 보여준 15분간의 플레이는 평상시의 풀타임 출전보다 더 값진 것이었다. 메시 정도의 선수는 유럽 챔피언스컵 대회와 같은 큰 대회라도 그때 몸 상태였다면 출전이 어려웠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가대항전이나 프로 리그 경기도 아닌 친선대회에서 그처럼 최선을 다해준 것은 메시가 그만큼 한국팬과 K리그를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다. 


메시가 이렇게 한국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 주었으나 그를 바라보는 한국팬들의 시각은 곱지만 않았다. 월드클래스를 바라보는 한국팬들의 눈이 너무 높았던 것일까? 메시 15분 출전은 지난 10년간 메시가 한국팬들에게 두고두고 욕을 먹는 단골메뉴였다.


하지만 이번 호날두 노쇼 사건을 접하면서, 한국 축구팬계에는 그동안 잊혀졌던 메시의 진면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당시에는 메시의 15분 출전이 흥행참패와 한국팬 무시라는 프레임에 갇혀 축구계 초대형 슈퍼스타의 한반도 갑질 사건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이제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 메시가 한국팬들을 위해 얼마나 큰 헌신과 노력을 했었는지 인정받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그렇다. 공교롭게도 호날두와 메시의 방한 친선경기는 현대 축구 레전드의 양대산맥인 호날두와 메시의 숨겨진 인성을 세상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관찰예능프로그램과 같은 작용을 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현란한 축구실력으로 메시의 드리볼이냐 호날두의 바이시클킥이냐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라운드 밖의 승자는 결국 메시였던 것이다. 


2013년부터 축구팬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메호대전도 결국 2019년 7월 서울의 상암에서 메시의 승리로 종지부를 찍었다. 한동안 멋진 기럭지와 화려한 호우 세레머니에 속아 호날두로 기울었던 한국 축구팬들의 팬심도 이젠 순정파 메시의 재발견이란 호재에 따라 축구황제 메시를 향한 일편단심은 다할 길이 없을 줄로 예상이 된다. 


이로서 이번 호날두 노쇼 사태는 지난 10년간 축구팬들을 양분하던 양대 산맥이 하나로 모이고, ‘우리형인줄 알았던 호날두 알고보니 날강두’, ‘메병장인줄 알었던 메시, 10년만에 다시 보니 메갓이었네’라는 평가를 남기며 스타의 민낯 대방출이란 측면에서 축구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으로 종결되었다.




3. 진정한 스타는 호날두처럼 성실과 신의를 져버리지 않는다.


진정한 스타는 약속을 잘 지킨다. 생각해 보라. 스타는 스포츠 경기에서 에이스이고 영화 연극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다. 이런 스타들이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를 찍을 때 주인공 한 명이 스케줄에 펑크를 내면 조연과 단역, 엑스트라는 물론 모든 스탭들의 일정이 꼬여버린다. 방송이라면 광고주와 그와 연관된 모든 사람들이 줄줄이 피해를 보게 된다. 



스타는 자신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람이다. 스타의 시간은 개인의 시간이 아니라 사회의 시간이고 공적인 시간이다. 그래서 스타는 사회적 공인이라고 한다.


따라서 스타 정도 되는 인물이 되려면 성실과 신의 면에서 사회적 검증을 마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호날두는 새로운 별명이 날강도가 되었듯이 성실과 신의 면에서 정말 실망스럽다.


이번 26일 상암경기장에서 호날두가 보여주었던 행동을 되짚어 보자. 그의 불성실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는지. 


사실 26일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호날두를 한 번 보기 위해 많은 것을 투자했다. 주최측 더페스타는 기업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유벤투스 초청 경기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입장수입에 의존했다. 그래서 입장권 한 장의 가격은 작게는 3만원에서 높게는 40만원대에 이르렀다. 


이것은 어디까지는 정상적인 온라인 예매를 한 축구팬이 치룬 경제적 대가이다. 정식적인 루트가 아닌 암표를 통해 표를 구한 축구팬들은 VIP석의 경우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6만 5천명 정도의 관중들이 저녁부터 비를 맞으며 그 자리를 지켰다. 호날두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자리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모였다. 이날 경기 관람을 위해 참석한 축구팬 중 90% 이상은 전적으로 호날두를 보러 온 것이었다. 호날두가 벤치에만 앉아있을 것을 미리 알았다면 구태여 그 많은 돈을 들여 소중한 금요일 저녁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네 조기축구팀도 선수들의 신용을 중시하는데 설마 호날두 같은 위대한 선수가 45분 출전 계약을 파기하고 벤치에서 엉덩이를 뭉갤 것이라 예상한 팬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말이 저녁시간이지 대부분 관중들은 실제 경기가 벌어지기 대여섯 시간 전부터 몸을 푸는 호날두를 볼 수 있을까 하여 상암경기장 앞에 긴 줄을 섰다. 그러나 유벤투스팀이 예정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몸을 푸는 호날두를 보지도 못했고 너무 늦은 시간에 경기가 끝나는 바람에 집에 돌아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모처럼 해외 클럽팀 방한경기이자 호날두라는 영향력 있는 선수의 비중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생방송 중계권을 맡았던 KBS 역시도 축구장에 선수가 없는 황당한 상황에서 대본도 없는 중계를 진행하느라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KBS는 축구경기 이후 모든 프로그램들이 한 시간 이상씩 뒤로 밀리는 방송 스케줄의 혼선을 겪어야 했다. 그렇게 큰 희생을 했음에도 실제 경기 중계에는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아 KBS가 사전에 기대했던 중계효과를 볼 수 없음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사실 이번 경기에 이처럼 많은 관중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영국 프리미어 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보여준 호날두의 이름값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번 방한 경기에서도 호날두가 그 명성과 명예에 걸맞는 플레이와 팬서비스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높은 티켓 가격을 거리낌 없이 지불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팬들의 믿음에 돌아온 것은 호날두의 거짓말과 침묵뿐이었다. 한국팬들은 호날두의 이름에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이다. 



 

4. 진정한 스타는 호날두처럼 자기감정을 팬들의 필요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스타들도 사람인지라 때론 감정이 상할 때도 있고 기분이 안좋을 때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스타들은 자기 감정보다 팬들의 필요를 더 앞세울 줄 안다. 


어떤 유명한 코미디언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슬픔 속에서도 관객들을 웃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백하기도 하고, 어떤 유명 배우는 교통사고를 당해 부상 중에도 스케줄 펑크를 내지 않기 위해 위험한 연기를 감내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예인들 중에 이런 프로정신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탤런트 김희애는 마이더스 촬영중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상 중에도 촬영을 강행했고, 이순재는 모친상 당일에도 예정된 연극 2회를 모두 소화했었다. 개그맨 김구라 역시 부친상 중에 라디오 생방송을 끝까지 진행했다. 


한국을 포함한 유교적 문화권에서 부모의 상은 가장 큰 시련이고 개인 감정에도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다. 그러나 이들은 방송이나 연극은 팬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어길 수 없다는 마음으로 촬영과 연기에 임했던 것이다. 


중견 연예인들만 이런 프로의식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원더걸스 선예 역시 부친상 가운데 미국 전미 투어에 참여했던 전력이 있다.


한국이라는 국내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의 프로정신이 이 정도 수준일진데, 세계적인 대스타라 누구도 의심치 않는 호날두는 지난 상암 경기장에서 개인의 감정과 대중의 필요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적 선택을 보여주었는가? 


그렇다. 그날 호날두는 팬들의 마음이 어땠건 오직 자기 자신의 기분과 감정에만 충실했을 뿐이다. 자신의 행동이 팬들의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완벽한 자기몰입에 성공한 것이 한국 방한 경기였다.


이번 한국에서 있었던 호날두 노쇼 해프닝에 대해 외신들은 호날두의 중국투어 과정에서 유벤투스가 지나치게 호날두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한 반발로 호날두가 매우 감정이 상해 있던 것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사실, 호날두는 한국에 입국하기 전부터 기분이 매우 안좋은 모습이었다. 공항에 들어올 때부터 떠날 때까지 호날두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보기란 거의 어려웠다. 시종일관 무표정과 냉담한 표정을 지었고. 상암경기장 경기의 벤치 외에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경기 중 벤치에서도 시무룩하고 무덤덤한 표정은 계속되었고, 카메라가 클로우즈업을 잡아도 팬들을 향해 가벼운 인사 조차도 하지 않았다. 


후반전도 마무리가 될 즈음 호날두 출전을 요구하다 실망한 팬들은 라이벌 메시를 외치며 호날두의 비신사적인 태도를 비난하였다. 그 순간 호날두는 얼굴을 찌푸리며 팬을 향해 셧업! 이라는 입모양을 카메라 앞에 보이기도 했다. 


사실 26일 상암경기장에 갔던 축구팬들 중에는 애틋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평소 호날두의 팬인 부인을 위해 결혼기념일 여행을 취소하고 그 돈으로 경기를 보러온 팬들도 있었고, 아까운 군대 휴가 기간을 쪼개 군인 월급 몇 달치를 지불하고 호날두를 보러온 덕후들도 있었다.


3년째 투병 중인 동생을 위해 고민하던 누나가 동생이 유일하게 좋아하던 호날두를 보여주고자 티켓 예매를 시도했지만 엄청난 팬들에게 밀려 당일 예매를 못하고, 동생에게 호날두를 가까이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비싼 VIP 암표를 어렵게 구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아픈 동생을 데려왔다가 호날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여 눈시울 밝혔던 누나 사연도 있었고, 축구선수가 꿈인 딸에게 평생 남을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어려운 돈을 마련했다는 부모의 애틋한 사연도 있었다. 6만 5천의 관중들 중에는 이보다 더 절실한 사연들도 많았을 것이다. 


스타들이 자신의 스포츠 경기나 공연 무대에서 자신의 감정을 초월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을 보러 오는 팬들에게 이러한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오늘 경기나 공연이 언제나처럼 반복하는 늘상 있는 하루의 경기나 공연일지 모르지만 어느 팬들에게는 평생에 다시 못 올 영원한 추억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팬들에게는 오늘의 경기나 공연이 결혼기념 10주년을 위한 경기일 수도 있고, 어떤 팬에게는 해외로 유학가기 전 한국에서 마지막 가족과 함께 하는 자리일 수도 있으며, 어떤 팬들에게는 첫 데이트를 기념하는 시간일 수 있고, 어떤 팬에게는 프로포즈를 위한 분위기 조성용 공연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생명이 위험한 수술을 앞둔 가족이 마지막 선물로 주는 경기나 공연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팬들의 작은 소망들은 한낱 호날두의 통제되지 못한 감정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만약 지난 26일 상암에서 호날두가 그 전전날 중국에서 중국팬들을 위해 한 팬서비스의 반의 반 만큼한 우리들에게 해줬어도 한국팬들은 평생에 남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반대로 이날 호날두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좋아했던 팬들에게 평생 다시 올 수 없는 상처와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5. 진짜 스타는 호날두처럼 상대방의 지역사회와 문화를 경시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스타들은 팬들의 사회와 문화를 존중할 줄 안다. 적어도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스타라면 방문하는 국가의 간단한 인사말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정도의 말은 배우고 온다.


그리고 김치 불고기와 같은 한국음식이나 삼성 갤럭시폰과 같은 한국 제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방탄소년단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나 한국의 유명한 팝가수나 음악에 대해 공부하고, 대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호날두는 축구선수이니까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한국 선수 박지성이나 최근 유럽에서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는 손흥민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호날두가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문화와 사회에 보여준 관심과 애정의 증거가 무엇이 있었는가? 물론 워낙 방문 기간이 짧았고 그나마 방문 기간의 대부분을 버스 안에서 이동하느라 보냈다고 해도 대중과 접촉할 수 있었던 공항과 경기장, 그리고 이동 선상에서 한국인의 기억에 남을 만한 문화존중 행위는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이것은 호날두를 매우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던 한국팬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런 일이었다. 한국인은 매우 정적인 민족으로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류현진의 절친 유리베나 푸이그, 또 최근의 켜쇼는 우리 야구팬들에게 이미 남이 아니다. 한국인의 피가 섞인 NFL의 하인스 워드나 UFC의 벤 헨더슨도 한국인들에겐 애틋한 존재들이다. 지금은 불행히 이혼 가정이지만 한국인 여성 앨리스 킴과 결혼했던 헐리웃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는 한국에서 케서방으로 통했다. 


호날두에게 한국인들이 절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호날두가 한 때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박지성과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날두는 메시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해외 축구스타가 될 수 있었고 한국 축구팬들은 호날두를 기꺼이 우리 형님으로 호칭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한국인들은 가족주의가 강하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친한 사람에게는 아버님, 어머님, 이모, 고모, 우리 형님 누님처럼 가족 호칭을 부여하고 진짜 이들에게는 가족에 상응하는 정성과 마음을 다한다. 


사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우리 형’이라 칭함을 받았던 호날두는 한국 축구팬에게 다른 어떤 선수도 부여받지 못한 엄청난 특권을 받은 것이었다. 호날두가 한국 축구팬들에게 받은 이처럼 엄청난 사랑은 헐리웃 스타나 전세계 프로스포츠 선수들을 통틀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권이었다. 또한 이 정도 특권을 받은 선수는 웬만큼 실수를 해서는 팬들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없다. 


호날두가 방한한다는 소식에 그 비싼 40만원대 VIP석을 포함한 6만5천석이 2시간 반만에 동이난 것도 유럽에서 뛰던 형님이 모처럼 한국에 오신다는데 동생인 우리들이 당장 뵈러 가야지 하는 가족애와 같은 팬심이 동했던 증거이다. 


올해로 호날두가 한국 나이로 36살, 아마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동생들은 40만원이란 비싼 티켓 값도 아깝다는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온 호날두는 전혀 가족의 마음으로 한국 축구팬들을 대하지 않았다. 형님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뛰는 모습 한번 보여달라는 동생들의 간절한 간청에도 묵묵부답으로 팔짱만 끼고 있었고, 동생들을 대표해서 형님의 얘기들을 들어보겠다는 모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과 가장 열렬한 마음으로 형님 얼굴 한번만 보겠다는 팬미팅에 참여한 열혈동생들의 간절한 마음도 싸늘하게 거절했다. 


한 마디로 호날두는 한국 동생들의 정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돈이나 명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의 단 한 가지 정을 무시한 것이다. 


유벤투스나 호날두는 서구적인 시각에서 이번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주최측과 약속한 선수의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못했으니 해당하는 위약금 몇 억만 물어주면 이 사태가 깨끗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판이다.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국민감정법은 그깟 법조문 몇 조항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니까


그동안 한국 축구팬들은 호날두가 우리 형님으로 형제지간의 끈끈한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호날두가 한국 축구팬을 전혀 그런 마음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을 철저하게 확인한 것이다. 오히려 한국 팬들은 이번 일로 자신의 존재가 호날두의 마음 속에서 중국 축구팬보다도 더 못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한국팬들이 호날두에게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은 단순히 출전 45분을 지키지 않은 계약불이행 선수를 보는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 


근본적으로 호날두가 지키지 않은 것은 45분 출전 계약서의 조항이 아닌 한국 동생들의 애틋한 정에 대한 존중이다. 


만약 호날두가 진정 한국 문화를 알았다면 그가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을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넝쿨채 굴러온 호박을 가볍게 차주는 날강도님의 센스라니. 


한국 팬들의 문화를 모르면서도 알고자 하는 관심도 없기에 그는 대스타로 불리기에 한참이나 역량이 딸리는 선수이다. 호날두를 비난하기에 앞서 이런 선수를 그동안 형님으로 모셨던 우리의 무지를 반성해야 한다.   




6. 진정한 스타는 호날두처럼 팬들의 소통 욕구를 무시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처럼 팬들과 소통하지 않는 선수가 세계적인 스타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 중에 비사교적 성격을 가진 일부 스타들도 있어서 은둔과 베일에 싸인 신비한 인물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호날두 정도 레벨에 올라있는 선수라면 팬미팅과 싸인회의 중요성은 물론 경기 전후의 기자회견 및 방송 인터뷰와 방한 중 스케줄 내에서 이뤄지는 공식석상의 발언과 행동의 중요성, 그리고 공항 입국과 출국시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어야 할 팬들에 대한 인사말과 집으로 돌아간 후 SNS상에 남기는 어록들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호날두가 한국에 입국해서 인천공항으로 빠져나가기까지 보여준 그의 공식적 또 비공식적 언행들을 살펴보면 이게 도대체 우리가 알던 그 호날두가 맞나 우리 눈이 의심이 될 정도이다.


그야말로 팬들과 아무런 소통이 없다. 묵묵부답과 무표정, 은둔주의, 귀차니즘.....은둔형 외톨이나 자폐증환자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완전 독고다이도 아니고 지금까지 혼자 축구했나? 이렇게 소통이 되지 않는 선수가 어떻게 11명이 조직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축구시합을 뛰었단 말인가?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열광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데 그는 오로지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난다는 식의 안하무인의 태도였다. 팬들은 그를 향해 수많은 어시스트와 센터링을 보내는데 그는 팔짱끼고 딴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팬들은 몇 달전부터 호날두를 볼 날을 학수고대하며 시합 당일 휴가를 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야근을 하고, 호날두랑 함께 찍을 사진을 위해 옷도 한 벌 장만하고, 그어렵다는 팬미팅 장소에 들어가기 위해 수백만원어치 물건도 구입하고, 지방에서 상암구장까지 가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새벽부터 차를 몰았다. 열혈팬들은 전날부터 플랭카드를 작성하고 팬클럽 회원들을 모으느라 끼니도 못챙기고 정신이 없었는데 정작 당사자인 호날두는 경기 컨디션 조절을 핑계로 팬미팅도 취소하고 정작 시합중에는 그라운드에 발도 담그지 않고 벤치에 앉아만 있더니 기자회견은 물론 출국때까지 인사말 하나 없다니....


쉽게 말해 팬들의 진심이 담긴 수십만통의 팬레터를 겉봉도 열어보지 않고 상자채로 쓰레기통에 갖다버렸다고나 할까?   


특히 이번 경우처럼 분노한 팬들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이 직접 사과를 하는 것이 스타의 마땅한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적 SNS상이나 에이젼시나 매니저를 통해서라도 일절의 사과 표명이 없다. 그래 대스타라 자존심이 있어 사과가 불가능하다면 그 어떤 변명이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호날두는 그 어떤 소통의 노력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의 SNS상에서는 한국말이나 한국인이 쓴 글로 추정되는 글은 실시간으로 삭제되고 있는 데.... 마치 한국팬은 그의 마음 속에 존재하지 않았고 한국이란 나라는 그에게 아무런 중요성을 지니지 않는 듯한 비인간적인 태도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완전 세계축구계의 적폐가 따로 없다.




호날두, 이번엔 스웨덴까지 쫓아간 한국팬도 철저히 외면하다! 


더 화가 나는 것은 호날두의 팬이자 열렬한 축구광인 한국 축구팬이 답답한 마음에 몸소 해명을 듣기 위해 유벤투스 경기가 벌어졌던 스웨덴까지 찾아갔었으나 문전박대를 당하고 왔다는 점이다. 



유튜브명 ‘축구대장곽지혁’으로 축구팬들 사이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축구 전문 유튜버 곽지혁씨는 해외축구 여행 전문 유튜버로서 평소에 호날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축구덕후이다. 그는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두달 전인 지난 6월, 호날두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 직접 찾아가 친필 싸인을 받기도 했고, 호날두의 여친인 조지나 로드리세스와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던 열혈 호날두팬이다. 


곽지혁씨는 이번 상암경기장의 호날두 노쇼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다. 적어도 호날두팬이기에 앞서 한국 축구팬으로서 한국을 무시한 호날두에게 숨겨진 사연이나 변명이라도 듣기 위해 그는 지난 8월초 유벤투스와 아틀레티코의 최종평가전이 있는 스웨덴으로 출국했다.


곽지혁씨는 유벤투스 선수가 묵고 있는 스웨덴 현지 호텔에 투숙하며 유벤투스 가드들의 삼엄한 경비를 피해 호날두와 마주치기를 여러 번 시도하였다.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곽지혁씨는 호날두가 왜 한국경기에 나오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을 적은 종이를 들고 호날두를 기다렸다.


각고의 인내가 필요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곽지혁씨는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호날두를 만나 호텔 로비에서 호날두의 싸인을 기다리는 팬들 사이에 섞여 호날두 노쇼 이유를 묻는 종이를 호날두 앞에 보여줄 수 있었다.

    

마침 호날두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만나는 모든 팬들에게 친절하게 싸인을 해주고 여성팬들은 가볍게 포옹도 해주는 센스를 발휘해주었다. 어린 스웨덴 소녀팬은 호날두의 싸인을 받고 감동어린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호날두는 곽지혁씨의 종이를 보고 그가 한국인인 것을 확인하자 재빨리 고개를 돌려 반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날 호날두는 한국인인 곽지혁씨에게 어떤 사과도, 변명도, 싸인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마치 한국에서 한국팬들을 무시했던 호날두처럼 묵묵부답으로 스웨덴까지 찾아간 곽지혁씨를 외면했다. 곽지혁씨의 증언에 의하면 그 순간 외에도 3~4번 호날두를 숙소에서 마주쳤지만 호날두는 냉담하게 곽지혁씨를 외면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유벤투스팀 무리를 배웅하며 호날두와의 마지막 접촉을 시도했으나 호날두는 개인편으로 이탈리아로 돌아갔고, 호날두 노쇼의 이유를 알고자 스웨덴까지 따라왔던 한국 축구팬의 노력은 결국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으로 볼 때 호날두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스웨덴에서 조차 한국팬들을 철저히 외면했고 한국인과의 소통을 끝끝내 원하지 않았다. 


팬들은 스타들과 다양한 교류를 하고 싶어한다. 팬들은 자신과 스타의 관계가 일방적인 짝사랑 관계가 되길 원치 않는다. 서로 애정과 관심을 주고 받는 쌍방향 관계가 되길 원한다. 


팬사인회에 참여하는 것도 집에서 TV와 경기장에서 먼 발치에서만 보았던 스타를 직접 맞대고 얼굴을 보고자 하는 소통의 욕구 때문이다. 스타들과 한 장 찍는 사진, 스타에겐 별개 아닐지 몰라도 팬에게는 평생의 추억이 된다. 이런 평생 소장 인증샷은 적어도 자신의 스타 사랑이 오로지 외길 짝사랑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소통의 증거이다. 그리고 아침식사도 거를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날마다 짬시간을 내서 스타 인스타와 페이스북 계정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SNS상에 댓글을 남기는 것도 스타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애정의 증표이다. 


따라서 스타라면 운동과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같이 스타와 소통하기 원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헤아릴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호날두는 한국인 팬들과의 모든 소통을 막고 철저히 접촉을 외면하고 있다. 호날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팬들만 왕따를 시키고 있다. 왜 호날두는 이처럼 철저히 한국팬들의 소통의 노력들을 무시하고 있는 걸까? 한국인들의 말은 일말의 대응 가치도 없다는 것인가? 한국팬들의 성원과 지지는 쓰레기와 같은 취급을 받아 마땅한 것인가?


대부분 스타들은 대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대가들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인들과의 관계에서 만큼은 호날두가 불통의 대가임을 부인할 순 없을 것 같다. 



 

7. 진정한 스타는 호날두처럼 평면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진정한 스타들은 이상은 높더라도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치밀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다. 매사에 사리분별력이 분명하고 현실을 직시할 줄 안다. 자신의 작은 실수와 행동이 차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고 미리미리 현명한 판단을 내릴줄 안다. 


정상에 올라간 선수들은 조그만 실수를 통해서도 낙마할 수 있고, 높이 올라간 만큼 밑으로 떨어졌을 때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떨어지는 것은 그저 한순간이란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항상 신중하고 매사에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리고 정상에는 일기의 변화도 심하고 풍향의 바람도 수시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들은 지혜롭기에 변화하는 기상과 바람의 방향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줄 안다.


그러나 단명하거나 오명을 뒤집어 쓴 스타들은 중요한 판단 시점에서 어리석은 판단과 잘못된 선택으로 훗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런 행동은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헛발질을 한 것과 같은 행동이다. 


지난 7월 26일 한국에서 있었던 호날두 노쇼가 대표적인 어리석은 스타의 행동 사례이다. 이날의 호날두의 노쇼가 외신의 보도처럼 전전날 중국에서 있었던 지나친 홍보 강요의 여파 때문이었다 치자 그래서 유벤투스와 호날두 사이에 신경전이 있었단 말이 사실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한국에서 호날두의 행동이 적절했다고 볼 수 있었을까? 호날두는 지나치게 자신을 홍보에 이용한 유벤투스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26일 한국에서 있을 유벤투스의 예정된 모든 행사에 불참과 불이행으로 자신의 망가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기회를 삼으려 했다는데, 이것이 세 살 먹은 아이의 투정도 아니고 산전수전 수중전을 다 거친 베테랑 축구 선수가 할 짓인가?


오히려 유벤투스라는 소속팀의 거대 알력에 대항하여 스타라는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가장 아끼는 무고한 한국축구팬들을 제물로 삼았다는 호날두의 비인간적인 만행이 그의 짧지 않은 축구 인생을 통틀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다.




정말 어의가 없다. 호날두는 자기 팬들을 상대로 자신의 분노를 풀었다. 생각해 보자. 26일 상암경기장을 빽빽하게 매운 6만 5천명의 관중이 유벤투스의 팬인가 호날두의 팬인가? 당연히 호날두의 팬이다.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보여주기 위한 멍석에 불과하다. 


오로지 자신을 보러 운집한 6만 5천명, 그나마 한국에는 자주 오지도 않기에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한국 팬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데, 몸이 피곤하다고 벤치에서 엉덩이를 뭉게는 게 말이 되는가? 


팔이 부러져라 싸인해주고, 몸이 부셔져라 열심히 뛰어도 모자랄 판에 목발을 짚고서라도 경기를 뛸 생각을 해야지 중국에서 일정이 힘들었다고 유벤투스에 성질을 부리고 그 댓가로 한국땅에서 모든 공식적인 일정을 취소시킨다는 것이 이게 정상적인 일인가?


생각해 보라 지난 24일 중국투어에서 무리한 홍보활동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이 누구인가? 중국팬인가? 아니면 유벤투스인가? 아니다. 호날두였다. 이날의 활발한 홍보활동으로 호날두는 중국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유벤투스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반면에 26일 한국에서 호날두는 중국에서 모습과 완전히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호날두가 이 때 한국에서 자기 뜻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서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그는 유벤투스의 무리한 홍보일정 강요에 마음껏 저항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자기 권리를 지켰다고 자부할는지 모르지만 실상 그는 모든 면에서 실패했다. 


이날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누구인가? 유벤투스인가? 아니면 더페스타인가? 아니면 한국팬들인가? 아니다. 결국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호날두였다. 


물론 겉으로 볼 때 가장 큰 상처와 아픔을 얻은 것은 한국팬들이었고, 비싼 입장료를 버리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으며 무엇보다 10년 이상 열렬한 팬으로 활동해온 것이 무의미한 팬심이자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음을 확인한 시간이 되어 한국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엄청난 충격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호날두 역시 이날 많은 것을 잃었다. 일단 한국에서 엄청난 팬들이 등을 돌렸다. 지난 7월 30일 MBC스포츠플러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6일 경기 이전 응답자의 46%가 호날두의 팬일 정도로 한국에서 호날두의 인기는 절대적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호날두의 기존팬 85.6%가 팬심을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하루만에 90%에 가까운 팬들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한국 팬들은 다른 나라 팬들과 달라 매우 정적이고 끈끈한 팬심을 갖고 있다. 왠만한 일들로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충성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여파는 그들을 안티팬으로 돌아세우는 데 한몫했다. 이제 그를 추종했던 팬들은 그에게 법적 소송도 불사하는 강력한 대항 세력으로 성장했다. 



더구나 이 사건은 6만5천명의 한국인들을 무시하고 경멸한 것으로 언론상에 퍼지면서 기존에 축구에 관심이 없던 일반 한국인들도 호날두 징계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제 호날두는 대한민국 국민의 공공의 적이다. 이미 청와대 게시판에는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한 죄로 호날두를 사형시켜달라는 무시무시한 청원이 접수된 상황이다.




호날두에 대한 국제여론도 좋지 않다. 풀타임을 뛰며 팬미팅을 수행했던 중국의 팬들과 한국과 최근 대립각을 세우며 반한감정을 가진 일본만 호날두를 두둔할 뿐 국제사회는 호날두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의 가디안지는 호날두가 서울에서 90분 동안 벤치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시아를 향한 자책골이 되었으며 서울에서 9시간 밖에 없었지만 이날 있었던 일은 그의 명성에 두고두고 큰 상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BBC도 호날두의 한국팬들이 노쇼 사태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분노에 찬 그들이 호날두의 SNS에 격노한 목소리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프랑스 매체 뉴스18은 한국 K리그가 호날두의 노쇼에 대해 기만이라고 한 점을 대서특필하며, 뛰지 않기로 한 호날두를 출전 명단에 포함시킨 유벤투스의 뻔뻔한 행위를 비난했다. 한편 이 매체는 한국에서 호날두에 대한 불매운동이 한창이며 ‘doing a Naldo'라는 용어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 말은 사무실에 출근했지만, 일을 하지 않은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다.


아랍지역 최대 방송사인 알자지라도 한국팬들의 상황을 ‘더 이상 팬이 아니다’란 강렬한 제목으로 이날의 분위기를 아랍세계에 전했다.


미국 네티즌들도 한국 팬들의 분노와 실망에 동의했다. 한 네티즌은 호날두의 노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2014년 달라스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경기에서도 호날두가 이와 같이 행동했었다며 그 땐 라커룸에만 머물며 벤치에조차 나타나지 않았다고 호날두의 과거 전력에 일침을 놓았다.  


호날두는 이미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선수라는 불미스러운 멍에를 지게 되었다. 


이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 이전에 한국팬은 호날두에 대해 정말 관대했다. 애초에 2박3일 일정이 유벤투스의 요청으로 하루로 줄었고, 팬미팅이 취소되고, 비가 오는 가운데 경기 시간이 한 시간 이상 지연되고, 최고급 뷔페로 나온다던 저녁 식사는 보잘 것 없는 땅바닥 도시락이었지만 팬들은 호날두가 직접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했다.


아마 호날두가 후반전 45분을 소화했거나 그게 불가능했다면 단 10분만이라도 성의를 다해 뛰어주었더라면 팬들은 절대 오늘과 같은 분노의 모습을 표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예 출전이 어려웠다면 팬미팅 장소에라도 나와서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부상 우려로 비록 오늘 출전은 못하지만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리고 오늘 못 보여드린 모습은 반드시 가까운 시일 안에 한국에 방문하여 멋진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경기 중간중간에 가까운 팬들을 찾아다니며 악수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경기장을 돌면서 손을 흔들어 주고 웃어주었다면 정이 많은 한국 팬들은 절대로 호날두를 져버리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호날두는 이런 가장 작은 노력조차 시행하지 않았으며 침묵과 방관을 통해 최악의 자충수를 두었다. 이는 호날두 인생 최악의 자책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처럼 소속사와의 갈등을 오히려 자신을 가장 아끼는 팬들을 대상으로 푼 무모한 인물이자 진작 자신의 안위를 위해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 있음에도 어떠한 작은 노력조차 하지 않은 무성의한 인물을 우리는 대스타라고 감히 부를 수 있을까?


아니다. 호날두는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사랑을 담을 만한 그릇이 못된다. 그는 진정한 스포츠 영웅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너무 많다. 그의 신화는 모두 허구였다. 자신을 가장 아끼던 팬들을 90분만에 강력한 안티 세력으로 만들 줄 아는 그의 능력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분노마법사 호날두? 안티조성자 호날두? 


26일 서울 상암에서 그의 팬들은 팬으로 왔다가 안티로 돌아갔다. 아마 은퇴할 때까지 왠만한 사과와 노력 없이는 한국에서 호날두의 인기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KBS, SBS, 중앙일보, 스포츠조선, AAGAG.COM, 허벌라이프, 이데일리, NEWS1, 에펨코리아, 위키트리, 디스패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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