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유시진, 이 남자의 사랑법

태양의 후예돌풍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유시진의 멋진 사랑 때문이었다. 여자들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남성성이 사라진 초식남의 시대, 짐승남과 나쁜 남자들이 인기 있는 이유가 다 남자다움 때문이었는데, 이 사나이다움의 최종 버전이 송중기의 유시진식 사랑법과 진구의 서대영식 사랑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시간에는 지난번에 이어 유시진과 서대영 이 사나이들의 사랑법을 알아보면 어떨까? 그리고 남자들의 사랑법을 알아보는 김에 역시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윤명주식 사랑법과 대중에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나름 캐미가 솔솔한 강모연의 사랑의 특징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유시진, 개인과 사회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빅보스 사랑법

조국과 강모연 중 강모연이 먼저이지 말입니다. , 조국은 질투를 안하니깐

 

송중기가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찍은 '착한 남자'에서 이경희 작가는 송중기를 세상에 다시 없는 착한 남자로 만들었다. 그런데 제대 후엔 김은숙 작가가 이번엔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를 세상에 다시 없을 멋진 남자로 창조해 낸다.

 

육군사관학교 수석졸업에 미국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유학파,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일원이자 한국 특전사 핵심 부대인 알파 부대의 지휘관을 맡고 있는 유시진 대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엘리트 장교이다. 단순히 학력과 부대 지휘 능력뿐만 아니라 유사시 UN 다국적 특수부대의 일원으로 군사적 분쟁지역에 투입되어 혁혁한 특수전 전과를 올렸으며, 평화유지군 활동과 분쟁지의 전후 복구 사업을 돕는 공병활동과 지진 재해 구호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도 척척 해내는 등 능력과 수완이 남다른 특급 장교이다.


 

이러한 유시진은 사랑을 할 때 마치 적진 후방에 침투하는 특수부대원처럼 순식간에 상대의 마음속으로 낙하한다. 상대가 방심을 한 틈을 타 도발하는 기습 키스와 포옹은 상대의 허를 찌르며, 외교적인 현란한 말솜씨로 상대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대의 독립성과 자유로운 의사를 존중한다. 사람들은 유시진직 사랑이 사랑을 향해 돌격 앞으로 직진하는 저돌적 사랑이라고 말들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유시진은 마치 국가 간에 조약을 맺듯 상대의 의사를 타진하는 상호존중식 사랑법이다. 유시진의 사랑은 키스 후, 더 대담하게 상대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사를 묻는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그는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침략군이 아니라 먼저 상대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평화유지군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모연에게 수차례 대시를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번번이 퇴짜를 맞곤 했다. 사랑은 속전속결의 군사작전과 달리 자신의 인생을 투자해야만 하는 시간 예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유시진의 사랑법은 조국과 애인에 대한 사랑을 동시 병행하는 윈윈 양동작전이다. 미소냉전체제 이후 세계 유일한 패권국가로 등장한 미국이 자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를 지키기 위해 동시에 두 개의 대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세운 전략을 유시진은 자신의 사랑의 전략으로 채택하였다. 애인의 부름과 국가의 부름에 동시에 응답한다. 국가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애인과 영화를 보다가도 중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질 수 있지만, 또 애인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국가의 정치 외교적 노선에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다 할지라도 애인구출작전이 먼저이다.

 

유시진은 강모연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보호자로서의 위험을 감수한다. 낭떠러지에서 차가 추락할 때나 지뢰밭을 헤쳐나올 때, 아구스가 총구를 들이댈 때 강모연을 뒤로 세우고 자신이 앞장 서서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하고, 아랍 유력인사를 치료할 때와 아구스의 강모연 납치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청와대와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독자적으로 강모연 구출작전을 수행한다. 그에게 있어 강모연은 그가 지킬 첫 번째 나라이고 조국이다.

 

여기서 유시진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정받는 부분은, 그의 유머 능력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에도 그는 상대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기 위해 여유 있는 농담과 재치 있는 입담을 잊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자신만 생존하고자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안위를 먼저 챙겨주며, 그 마음이 공포와 불안에 떨지 않도록 유머를 구사하여, 결국 긴장과 두려움을 주는 그 사건이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늘 환한 미소를 잊지 않는다.

 

유시진의 별명은 빅보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사회의 한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시진은 강모연이 한 생명을 책임진 의사이자, 구호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조력자였다. 강모연은 유시진과의 만남 이후 한층 더 성숙해졌고 더 성장했다. 가족과 직장의 울타리에 갇혀 있던 기존의 좁은 사회망의 한계를 또한 깨닫게 되었고, 더 넓은 세계에 대해 눈을 뜨고 더 깊은 인생의 심연을 알게 되었다. 즉 고통받는 세계의 이웃들의 신음과 아픔을 알게 되었다.

 

유시진의 사랑은 단순히 한 개인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과 사회, 국가에 대한 사랑과 병행하는 사랑이다. 유시진이 강모연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강모연은 유시진뿐만 아니라 우르크의 아이들과 발전소 직원들과 조국 대한민국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강모연은 유시진을 통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애국가 제창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국가주의와 파시즘의 망령이 아니라 '우리''이웃'에 대한 재발견이다. 나의 사랑이 우리의 사랑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유시진식 곱셈의 사랑법이다.

 

강모연,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함께 나누는 공유하는 사랑법

, 나도 해줄께요. 대위님이 해도 되는 거, 굳이 내가

 

유명 종합병원의 간판 흉부외과 의사로 VIP병동 전담 주치의 강모연은 방송 타는 미모의 여의사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골드미스이지만, 실제로는 교수님 연구보조와 수술실 땜방에, 응급실 고정근무와 당직실 대근으로 자기를 돌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털털한 의사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김기범이 소매치기범으로 응급실에 들어왔을 때 자신에게 위험이 닥칠 수 있었으나 조폭들로부터 그를 보호해주려 했고, 진소장처럼 자신을 해롭게 한 사람일지라도 제네바 협약과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입각하여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는 원칙주의자였으며, 우르크의 문제아 파티마로 인해 아구스에게 납치당하여 목숨까지 위험에 처했을지언정 아이의 후견인으로 파티마의 미래를 끝까지 돌봐주려 하는 등 마치 엄마의 마음으로 자신의 양심과 직업적 사명에 따라 약자의 편에 서서 자신이 생각하는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유시진을 좋아하면서부터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착한 여자가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닮아가는 것처럼 드라마 중반 이후에는 유시진의 농담 스타일을 복제하여 더 업그레이드 된 유머버전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말괄량이 숙녀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모연이 꿈꾸는 사랑은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삶의 가장 작은 일부분, 우리는 그것을 일상이라고 말한다. 그 작은 일상의 조각조각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삶을 원한다. 중세의 왕처럼 성을 한 채씩 지어줄 필요도 없고, 재벌 2세처럼 명품백을 사줄 필요도 없다. 그보다는 그날그날 있었던 사소한 일들과 감정을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고 싶어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원하는 욕심이 있다면, 모든 마음의 블로그를 공개형으로 설정해 놓으라는 것이다. 자신이 댓글을 달고, 추천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그런데 강모연은 자신이 사랑하기에 가장 벅찬 남자를 만나게 된다. 유시진 대위, 그는 비밀이 많다. 그리고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정치와 외교, 국제 분쟁의 무대에서 활동하며, 언제 어디로 갔는지, 어디서 돌아왔는지 도무지 물어볼 수도 없는 사람이다. 강모연이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명의 위기 가운데 처해 있는 순간에도 자신이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 길이 없다는 현실이다. 혹 자신이 백화점 쇼핑을 하는 중에, 혹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활짝 웃고 있을 때, 유시진이 적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지 않을지 그런 발칙한 상상력이 그녀를 더욱 괴롭힌다. 더구나 강모연은 흉부외과 의사다. 스무살 의과대학 입학 이후 병원 인턴 때부터 자기 시간이 없이, 늘 생명을 다투는 환자 앞에서 가슴 졸이는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강모연이 사막의 오아시스나 푸른 산과 같은 남친을 만나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되찾으면 좋았으련만, 운명은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을 가진 유시진을 만나는 인연을 허락했다. 연애 초반부 강모연은 유시진에게 끌리면서도 유시진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강모연은 우르크의 지진과 발전소 재난 현장의 응급구호 활동을 지휘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위기 가운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깨닫게 되면서, 유시진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유시진의 위험한 삶과 운명의 짐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나가기로 결정을 내린다. 이처럼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을 끝까지 책임지고, 상대방의 삶의 무게와 운명이 아무리 무겁다 할 지라도 자신의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삶의 모든 것을 상대와 공유하고자 하는 나눗셈식 사랑법이 강모연의 사랑법이다.

 

 

서대영,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 내 사랑을 버리는 자기부정의 사랑법

이 싸움은 제가 졌습니다. 윤중위를 위해 제가 지겠습니다.”

 

윤명주가 인정하는 세상 유일한 진정한 군인, 어린 시절 잘못된 길을 걸었고 스스로 폭력조직으로부터 벗어가기 위해 직업군인을 택했던 인물,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전사 선임상사, 유시진의 보좌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특수수색육군특전구조대로 활약하며 세계 재난지대 구조활동을 통해 조국과 사람을 돕는 데 대한 보람과 긍지로 살아가는 진정한 군인이다.

 

서대영은 뼛속까지 군인으로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명령과 의리에 의해 움직이며 임무 수행을 위해 목숨을 걸고 상관 유시진 대위를 보좌한다. 그의 부하 사랑과 전우애는 각별해서 부하들의 전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때론 혹독한 훈련을 시키지만, 훈련에 낙오되는 부대원들을 부축하고 대신 군장을 매고 행군을 하는 등 부하들과 겪는 고난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서대영은 상대를 배려하는 데 신중하고, 남자다운 묵직함과 무게감을 잊지 않는다. 그의 애정표현 방식은 전통적인 아버지들로부터 내려오는 무뚝뚝함과 속사랑이다. 서대영은 츤데레의 대가이다. 사랑 안하는 척 사랑하기의 대가이다. 때때로 서대영의 사랑 표현은 반대로 해석하면 정답이 된다. 윤명주의 전화를 받지 않을 때는 무척이나 전화를 받고 싶은 상태이다. 멀리 도망갈 때는 더 가까이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이다. “너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너 때문이야라는 말이고, “이젠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한다면, “영원토록 너를 사랑해라고 해석하면 된다.

 


서대영이 이처럼 사랑의 역설론자가 된 것은 오직 상대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서대영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생각해야할 것들이 많다. 마치 부모가 자식의 장래를 생각하며, 많은 고민의 밤과 눈물의 세월을 보내듯 서대영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며 깊은 고민의 밤과 눈물의 세월을 보내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도 버릴 수 있지만, 자기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사랑하는 만큼 더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야 하고, 가까이 하고 싶은 만큼 더 멀리 떠나갈 수 밖에 없다. 일종의 딜레마다. 그래서 그의 표정은 무표정이다. 아무런 감정이 없어서 무표정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기쁨을 표현할 수도, 사랑할 수 없는 아픔을 표현할 수도 없는 상태로서, 사랑하고 싶은 강렬한 열망과 그것을 억누르는 감정이 대립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무심한 듯 보이나 속으로는 누구보다 심각한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다.

 

서대영의 사랑은 보이지 않는 사랑이다.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상대를 지켜보고 그 사람의 행복을 염원한다. 서대영의 사랑은 그리움의 사랑이다. 함께 했던 시간보다 그 기억을 더 오래 되새기며 상대가 곁에 없어도 그 마음은 늘 함께 하는 사랑이다. 서대영의 보물 1호는 핸드폰 속에 있는 사진이다. 그 사진은 늦은 저녁 회식후 윤명주가 타고 간 택시의 뒷번호판을 찍은 사진들이다. 어찌보면 다음날 윤명주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면 지우면 되는 일상적인 사진일뿐인데, 오랜 시간 지우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는 것은 윤명주를 만났던 하루하루를 되새기면서 윤명주를 기억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대영의 사랑은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마음 속 깊이 속으로 하는 절절한 사랑이다. 서대영은 자신의 애절한 마음을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비워 내는 마이너스 사랑의 대표 선수이다.

 


윤명주,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합만을 생각하는 강철 사랑법

전 그 사람이 하는 일보다 그 사람과 떨어져 있는 게 더 무섭습니다.”

 

밀리터리 룩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특전사 군의관, 쓰리스타 특전사사령관의 무남독녀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 군인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인생 계획표와 명령에 따라 사는 인물이 아닌,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인물이다.

 

윤명주는 일과 사랑에 있어 열정적이며 주도적이다. 또한 강력한 의지적 사랑을 가진 여성으로서 어떤 난관과 장애물 앞에서도 좌절 코드란 용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는 불순물이 섞인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추구한다. 그녀는 사랑 앞에 어떤 조건을 전제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배경도 보지 않는다. 학벌도 신분도 계급도 재산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많은 여자들이 사랑을 신분 상승과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러한 전략적 계산은 통하지 않는다.

 

윤명주는 생각하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느끼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마음속에 임재한 사랑이 시키는 대로 그 자신이 사랑이 되어 사랑이 하고자 하는 것을 열렬히 따르는 사랑교의 신도이다. 서대영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늘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윤명주는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을 생각하기에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지가 없는 사람이다. 윤명주에게 있어서는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만 곁에 그가 있다는 것으로 나머지 모든 것의 필요충분조건을 채우는 그런 사람이다.

 

윤명주의 사랑은 매우 돌직구스럽고, 맵고 자극적이며, 마라톤처럼 지칠 줄 모르고 달려가는 사랑이다. 받지 않는 전화를 수천 번을 보내고, 서대영 주변에 부하를 심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지구의 반을 돌아 가야하는 서대영이 파견된 임지로 전출 명령을 받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집요하다 못해 무시무시한 독한 사랑을 하는 강철 같은 사랑의 여인이다.

 

그녀의 사랑은 후진이 없는 기차와 같다. 철로 방향은 오직 서대영을 향한 한 길만이 있을 뿐, 좌회전도 우회전도 후진도 용납할 수 없다. 1차원의 사랑을 하는 4차원의 여군이라고나 할까? 하늘만큼 땅만큼 큰 사랑을 자기의 조그마한 몸뚱아리에 꽁꽁 숨겨놓고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서대영의 츤데레 사랑에 비해, 윤명주의 사랑은 그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행동으로 세상에 고백하는 선언적 사랑이다.

 

그녀의 사랑이 위대한 것은 행동하는 용기라는 점이다. 윤명주 앞에는 아버지의 반대와 계급간의 차이와 군 사회의 특수성과 서대영의 도주라는 사랑을 방해하는 장벽들이 겹겹이 싸여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장벽 앞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울고 있는 방법 보다는 그 장벽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삶을 선택했다. 그녀는 사랑 앞에서 자신에게 정정당당하고, 세상 앞에서 정면승부를 하는 사랑의 쟌다르크로서 사랑의 용기를 상실한 이 시대 초식남들에게 또 하나의 도전 과제를 남겨주었다.

 

사진: KBS 태양의 후예 공식 홍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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