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복귀, 대중들의 ‘안 볼 권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개그 황제의 화려한 귀환인가?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의 때 아닌 방문인가? 신정환의 귀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신정환 하면 뎅기열을 떠올리며 아직도 신정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네티즌에서부터, 신정환의 과거는 7년간의 자숙기간으로 청산됐다며 신정환의 연예가 복귀를 반기는 사람들, ‘신이 내린 초절정 악마적 개그를 다시 보고 싶다며 신정환의 깐죽 개그를 그리워하는 그의 열렬한 팬들까지 그의 복귀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스펙트럼은 광대하다.

 

필자는 신정환 복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복귀를 반대하는 입장도 충분히 논리적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필자는 신정환의 연예계 복귀를 놓고 시청자들의 볼 권리안 볼 권리를 주장하며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찬반 논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반대1

뎅기열 국민 기만극,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린다!

 

신정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불법 도박 사실보다 뎅기열 국민 사기극을 더 중요한 범죄로 생각한다. 뎅기열은 그때까지 국민들에게 생소한 병이었는데, 신정환의 영향으로 모든 국민들이 아는 열대성 전염병이 되었다. 뎅기열 사건을 도박 범죄보다 더 심각한 범죄로 보는 이유는 지금까지 어떤 연예인도 대중들을 향해 이런 사기를 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 필리핀 도박사건 당시 신정환은 예능인으로서 인기의 절정을 구가하며 스타골든벨청춘 버라이어티 꽃다발등에 출연하고 있었다. 방송이란 엄밀히 얘기해서 시청자들과의 약속이다. 그런데 사전 통보 없이 방송 녹화에 불참한 이유가 당시에 신정환이 당연히 있어야 할 방송국이 아닌 필리핀 도박장에 있었기 때문이란 점이 알려지자 대중들의 실망과 분노가 극에 이르렀다. 연예인들이 스케줄이 없는 시간이나 군복무 기간의 휴가 중에 도박사건이 벌어진 적은 많았지만 정규 방송 녹화까지 펑크를 내며 도박을 한 연예인은 일찍이 없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신정환은 방송에 복귀하지 못한 이유가 뎅기열 때문이라며 허위 조작 사진을 그의 팬카페 게시판에 올리기까지 했다. 자신을 가장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팬들에게 거짓 사실을 알렸고, 또 팬들이 거짓 사실을 대중들에게 유포하도록 의도했던 것이었다.

 

뎅기열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뎅기열 사기극의 탄로 이후 마땅히 속히 국내로 돌아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했던 신정환은 모두와 연락을 끊고 홍콩을 거쳐 한국인이 적은 네팔로 도주행각을 벌이게 된다. 해외 원정 도박에 거짓 해명, 무단 방송 펑크에 해외 도주까지 신정환의 죄목과 대중들의 실망이 하나씩 더 늘어나는 순간이었다.

 

단순한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끝날 문제가 거짓과 조작에 해외 도주 혐의까지 더해져 무책임한 연예인의 대명사 신정환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붙는 계기가 되었다.

 

대중들은 연예인들의 피치 못한 실수는 동정해도, 정직하지 않고 무책임한 행동에는 결코 용서하는 법이 없는 법이다. 당시 방송 펑크를 쉽게 생각한 신정환에게 지금의 방송 복귀는 너무 관대한 응대라고 주장하는 대다수 반대 여론의 입장이다.



반대2

신정환은 아직 제대로 된 댓가를 치루지 않았다

 

5개월 간 해외를 전전하며 도주생활을 했던 신정환은 2011년 도피 행적을 마감하고 귀국했다. 그리고 경찰조사에서 필리핀 세부 한 호텔에서 바카라 도박으로 13천만원을 탕진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 원정 도박 혐의로 8개월 실형을 구형받고 구속됐다가 12월 성탄절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리고 현재까지 싱가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지내왔다.

 


신정환의 팬들은 신정환이 이미 지은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다했고 7년 동안 긴 자숙기간을 보냈기 때문에 복귀에 반대할 명분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신정환은 도박 사건 한 가지에 대한 형사 처벌만 받았을 뿐이다. 다른 죄과에 대해서는 전혀 댓가를 치루지 않았다고 본다. 우선 시청자들과의 약속인 방송을 펑크 내고, 팬들에게 뎅기열 조작 사진을 보내 도박 사실을 은폐한 일, 무책임한 도주행위로 인한 신정환의 불성실성에 대해서는 전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숙기간이란 말이 성립되려면 자신이 충분히 방송을 할 수 있는 여건임에도 책임감을 통감하여 스스로 그 기회를 포기하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도박사건이 있은 후부터 지금까지 국민 정서와 여론은 신정환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신정환이 복귀하려 했어도 대중들이 거부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숙했다는 증거 역시 부족해 보인다. 지금까지 7년간 신정환이 해왔던 행위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나라 중 하나인 싱가폴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며 호위호식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국내에 조용히 살면서 국민들에게 욕을 먹으면서 가까운 수퍼마켓에 가는 것도 힘든 삶을 견디며 방송 복귀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삶을 살아도 시원찮을 판에, 알아보는 이가 적은 선진국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경영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던 모습이 전혀 자숙기간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알고 보면 싱가폴 이주 생활 역시 예전 필리핀 도박사건 이후 네팔 도피처럼 해외 도피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다.

 

 

반대3

선 사죄, 후 활동이란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

 

신정환의 코엔스타즈와의 선 계약 후 이뤄진 편지 사죄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신정환은 방송 복귀에 앞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과오를 밝히고 선처를 구하며 차후 방송활동에 대한 대중들의 동의를 구하는 모습을 먼저 보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신정환은 대중들과의 관계 형성 이전에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먼저 계약을 치뤘다. 이것은 순서를 제대로 밟지 않은 무례한 행동이라는 주장이다.

 


7년간의 자숙 기간 이후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하기에 앞서 먼저 개인SNS나 라디오 프로그램 같은 곳에 나와 정식적으로 사죄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기획사와 계약을 맺는 것이 더 순서에 맞다는 주장이다.

 

현재 네티즌들과 대중들은 신정환을 연예인으로 받아줄 의향이 없는 상황에서 본격 연예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예를 들자면, 부모가 결혼을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자식들이 자기들끼리 결혼식장 다 잡아놓고 나중에 찾아와 결혼 허락해 달라고 졸라대는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아니면 유학을 반대하는 부모에게 자식이 유학 원서 다 접수하고 비행기표 끊고 와서 유학을 허락해 달라고 하는 행동과 모양새가 똑같다는 것이다.

 

 

반대4

신정환 귀환을 시도한 연예기획사의 마케팅 술수가 지나쳤다.

 

지난 427일 우리나라의 영향력 있는 기획사 코엔스타즈는 신정환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였다. 코엔스타즈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래 전부터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정환과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의 성장을 지켜봐왔다. 대중과 떨어져 지내던 7년의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단단해진 신정환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진정성과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믿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신정환을 설득했고 전속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코엔스타즈는 현재 이경규, 이휘재, 이경실, 문희준, 유세윤, 장동민을 비롯 현 방송계를 주름잡고 있는 내로라 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상당수 포진되어 있는 유력한 대형기획사이다.

 

보도자료를 통해 보면 이번 신정환의 방송 복귀는 신정환 본인의 의사보다 그의 예능 감각과 흥행 가능성을 높이 산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줄기찬 설득의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성급한 복귀 활동으로 사회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면서, 연예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고 일개 매니지먼트 회사의 단순 경제적 성공 가능성만 타진한 황금만능주의적 결정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보고 싶지 않은 연예인의 복귀를 위해 그동안 너무 많은 노이즈 마케팅이 동원됐다면서 신정환 복귀 찬반 논쟁과 복귀를 반대하는 다양한 주장들로 시끄러웠던 시간들 역시 결국 코엔스타즈의 마케팅의 결과라면서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들이 결국은 신정환의 복귀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5

정당한 댓가를 치루지 않은 연예인 복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은 이번 문제를 신정환 개인에 한정된 문제로 보지 않는다. 최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많은 연예인들이 제대로 된 형사적 처벌과 도의적 책임 및 자숙 기간을 갖지 않고 마치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연예계로 속속들이 복귀하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으로 이 사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그동안 성추행 문제와 마약, 음주운전, 불법 도박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소리 소문 없이 방송 무대와 스포츠 현장으로 속속들이 복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던 중, 그동안 뎅기열 사건으로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신정환 마저 특별한 사죄 없이 방송계에 복귀한다는 사실에 대해 분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어떤 네티즌들은 다음 연예계 복귀자는 유승준 차례가 될 것이라면서, 사회의 기본적인 도덕률을 지키지 않은 성범죄자, 도박중독자, 음주운전자, 마약 중독자, 병역 비리 연예인들이 마치 과거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송에 등장해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지켜보게 되는 것은 대중들에게 큰 도덕적 상실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형사적 처벌을 받았으니 이제 자신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하는 주장은 사회적 공인이 아닌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과거의 범죄에도 불구 사회에서 당당히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주는 악영향도 너무 크다는 점이다.

 

과거에 연예인들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도 없는 약한 집단이었다. 그래서 동일 범죄를 저질러도 가중처벌을 받았고 여론의 질타와 사회적 냉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막강한 재력과 법률 자문단을 가진 대형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은 홍보 전문가와 소속 변호사들을 통해 자신들이 지은 범죄마저 무마시키고 있다. 예전에 재벌가들이 누리던 호사를 연예인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신정환 복귀와 관련하여 코엔스타즈의 보도자료를 통해 볼 때도 신정환의 사죄가 개인의 진정성을 담은 절절한 내용이기보다는 홍보전문가의 손을 거친 일종의 언론플레이로 보여져 신정환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는 주장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신정환 복귀를 환영하는 찬성 입장에도 귀를 기울여 보자. 필자는 무엇보다 찬성5의 이유 때문에 신정환 복귀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찬성1

신정환은 중요한 자신의 죄에 대한 응분한 댓가를 이미 치뤘다.

 

신정환은 해외 원정 도박 관련 범죄로 인한 위법행위로 8개월의 선고를 받고 모범수로 가석방 받기까지 형무소 생활을 마쳤다. 일단 법률이 정한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성실히 이행했다. 물론 이것으로 신정환의 모든 죄가 다 용서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선 법률상 치뤄야 하는 책임은 충분히 수행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필자의 주장에 대해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필자는 신정환이 법적 책임을 마쳤으니 이젠 더 이상 신정환을 비난하지 말고 대중들의 사랑과 애정을 부어 주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신정환에 대한 애정이나 비난은 나중에 시청자들의 선택 문제이고, 일단 신정환이 법적 책임을 마쳤으니 방송에 복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는 부여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엄연히 우리나라에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법적 책임을 마친 사람에게 방송 출연에 대한 기회마저 주지 않는 것은 법적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그리고 신정환의 뎅기열 사진 조작(나름 사정이 있던 사건) 혐의나 방송 펑크, 해외 도피, 연락 두절과 불성실한 태도들은 형사적 처벌로 댓가를 치룰 성질의 허물이 아니다. 여기에 대한 책임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은 이 혐의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깨끗이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들 때문에 신정환이 연예계를 완전히 은퇴한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실상 아무 것도 없다. 결국 재능 있는 한 연예인의 꿈과 재능이 역사 속에 사장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도덕적 책임과 방송 관련 불성실 행위들은 앞으로 신정환이 방송 활동을 재개하여 차차 국민과 대중들에게 갚아 나가야할 미래적 채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적으로 환원해 나가든지, 아니면 연예활동에서 얻은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배려하는 형태를 취하든지, 아니면 공익활동에 앞장서 비영리적 연예활동을 수행하든지 해서 그동안 대중들에게 끼쳤던 과오들을 바로잡는 기회를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찬성2

유사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에 비해 더 심한 비난을 받고 있다

 

8개월의 형량과 7년의 자숙기간, 여론의 냉대와 악플로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신정환은 유사한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비해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 이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불법 도박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은 신정환 한 사람만이 아니다. 201311월 연예인 불법 도박 사건이 있었다. , 신화의 앤디, 양세형이 일명 맞대기 도박을 했는데 붐과 앤디는 500만원 벌금형과 양세형은 3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물론 이들의 배팅 금액은 신정환보다 작아서 2600만원에서 4400만원에 해당했다.

 


신정환보다 큰 금액의 불법 도박 사건을 일으켰던 연예인들도 있다. 토니안은 4억 원, 이수근은 37천만원과 탁재훈은 29천만 원을 배팅한 혐의를 받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용만은 10억원대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6개월 동안 자숙기간을 마친 후 방송에 복귀했다.

 

연예인 인생역전 신화의 주인공 이상민은 도박장 개설과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실제 매형이 운영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재판 기간 중 매형 사망으로 혐의를 벗지 못하고 유죄가 확정)16개월 징역, 집행유예 3년을 받았지만, 7년만에 KBS 출연 금지가 풀렸고 현재 지상파와 종편을 넘나들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신정환이 2010년 필리핀 원정 도박에서 배팅한 금액은 13천만원에 8개월 징역 선고였다. 이들은 신정환이 불법 도박 사건을 일으킨 것보다 훨씬 이후에 처벌을 받았지만 오래지 않아 방송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정확한 출연 금지 기간은 알 수 없지만 1년에서 3년 사이에 모든 출연 금지가 해제된 것 같다.

 

그에 비해 신정환의 방송 출연 제제는 가혹하다. 공중파 3사는 물론 종편과 케이블은 물론 신문 잡지까지 거의 출연할 수 있는 방편이 없었다. 출연은 커녕 방송 복귀를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악플이 줄줄이 달리는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

 

 

찬성3

안 볼 권리보다 볼 권리가 우선

 

어떠한 대중문화적 현안에 대해서 특정 인물이나 작품에 대해 보고 싶지 않다는 안 볼 권리와 꼭 봐야만 하겠다는 볼 권리가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그동안 신정환 복귀 반대 여론이 우세하여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 신정환의 팬들이다. 지금도 SNS와 인터넷 포털, 뉴스 기사들을 검색해 보면 신정환 복귀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한 것 같다. 이들은 보고 싶지 않은 연예인을 방송에서 안 볼 수 있는 영구적 권리를 달라고 주장한다.

 

시청자들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안 볼 권리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방송은 혼자 하는 원맨쇼가 아니다. 여러 명이 팀을 이뤄 방송을 한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도 보기 싫은 한 명이 등장하면 그 프로그램 전체가 싫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반대로 꼭 보고 싶은 사람 입장은 어떻게 되는 건지? 우리 사회에는 신정환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복귀 반대론자들 때문에 이들은 보고 싶은 신정환의 예능을 볼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그렇다면 신정환 복귀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고, 더 발언 수위가 우세하다고 해서 신정환의 복귀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복귀 반대론자들은 만약 신정환 복귀가 성사되어 각종 연예 프로에 신정환이 출연하게 될 경우, 신정환이 나오는 장면에서 채널을 돌려 버리던가 영상을 편집하여 신정환을 제외시킨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기회라도 있다. 그러나 신정환 복귀 찬성론자들은 신정환 복귀가 성사되지 못하면 전혀 어느 곳에서도 그의 예능을 볼 기회를 찾을 수 없다.

 

이렇게 따져보면,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의 안 볼 권리보다 복귀 찬성론자들의 볼 권리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신정환 복귀 반대론자들은 신정환이 복귀해도 신정환을 안 볼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수 있지만, 신정환 복귀 찬성론자들은 신정환이 복귀하지 못할 때 신정환을 볼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찬성4

예능천재의 귀환, 예능 프로그램의 활성화 기대

 

신이 내린 예능감, 한국 예능계의 악마의 재능이라 일컬어지는 신정환의 절정예능감은 시청자들보다는 그와 함께 보조를 맞춘 연예인들과 방송 작가들이 더 인정하는 것 같다. 방송 대본에 의존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른 순발력과 절정 애드리브를 구사했던 신정환의 개그 본능은 독보적인 캐릭터로서 아직도 그를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평이다.

 


김흥국과 함께 무맥락 개그의 지존을 이루고, 현란한 댄스 가수 출신답게 유치한 몸개그 신공에, 워낙 파격적인 여장 남자 컨셉을 선보여 황금어장을 황금여장화 시켰던 그의 무지막지한 여성성, 앙골라 파병 특수부대 출신답게 조직친화적인 팀개그에도 강해 라디오스타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집단개그의 전설들이 그의 과거를 수놓고 있다.

 

룰라의 같은 초대 맴버였던 이상민은 7년의 공백기 이후 변화된 관찰예능시대에 신정환이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의 부재감을 느끼는 것은 시청자들보다는 직접 방송을 제작하고 함께 토크를 진행하던 동료들이었다.

 

물론 큰 시련을 겪은 신정환이 복귀 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예상하긴 이르지만, 복귀한다면 이전의 룰라 시절 샌드백 역할을 했던 과거의 불운한 생활을 재미있는 토크 주제로 활용하고, 내전 중인 앙골라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미있게 각색해 들려주던 과거의 전례를 살펴볼 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네팔 도피 생활과 싱가폴 아이스크림 사업 이야기로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많이 만들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해줄 것이라 충분히 기대하고도 남음이 있다.

 

 

찬성5

좋은 가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부끄럽지 않은 사회

 

신정환은 지난 4월과 7월 코엔스타즈 보도를 통해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 때문에 방송 복귀 용기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팬카페에 아내와 태어날 아이는 혼자 살던 제가 느껴보지 못했던 큰 힘이 됐다고 하며 곧 태어날 제 아이에게는 넘어져서 못 일어나버린 아빠가 아닌 다시 일어나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다고 자신의 복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필자가 신정환 복귀를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지난 830일 득남으로 신정환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가 되었다. 그런데 신정환은 가족들이 여론에 노출이 될까봐 이 사실을 10여일이나 숨기고 97일에서야 이 사실을 공개한다.

 

자신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와 언론의 악평들이 혹 자신의 가족들에게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신정환의 신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신정환은 누구보다 가정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 태어난 아들 앞에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마음도 누구보다 간절한 듯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어머니가 인간관계 측면의 모델이 된다면, 아버지는 사회적 측면의 역할 모델로 작용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자란다고 한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자식들은 그처럼 성장하여 알코올 중독과 워크홀릭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부부싸움과 이혼을 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이혼할 확률이 정상 가정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신정환은 현재 자신의 과거의 모습들이 아들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 상에는 신정환의 원정 도박과 뎅기열 조작, 네팔 해외 도피 행각에 대한 내용들이 방대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SNS상에는 그의 방송 복귀 소식과 그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무차별 악플들이 무성하게 달려 있다.

 

여기서 그가 연예활동을 그만두고 싱가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으로 삶을 마감한다면 더 이상 위 사실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다. 그는 원정 도박과 거짓 해명으로 방송계에서 축출된 가수겸 예능인으로 대중들에게 기억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사실은 그의 아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질 것이다. 이것은 신정환과 그의 가족들에게 너무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신정환은 이러한 자신의 과거를 돌이키고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당당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연예계 복귀를 자청했다. 이렇게 아버지가 된 신정환에게 사회는 새로 쓰는 자서전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국가의 신성한 의무 이전에 사회의 상식이다. 대중문화계도 이런 아버지의 노력들들을 결코 등한시해선 안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채널A, 허핑턴포스트, 엠넷, KBS, MBC, YTN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